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진도 급치산 전망대/130

서까래 2013. 1. 30. 21:37

내게도 청춘이 있었던가?

군대 말년시절 6개월을 보냈던 진도 지산면 심동리에 위치한 깃대봉,

그때는 산이름이 급치산인 줄도 몰랐다.

깃대봉이라는 산꼭대기에서 30여명이 남쪽바다와 북쪽의 병풍산(동석산)을 바라보며 그렇게 청춘을 불살랐었다.

아!....................................

벌써 삼십이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 갔구나!

젊었고 꿈도 많았던 그 시절, 그 때가 그립다!

 

언젠가 꼭 다시 가보리라 다짐하면서도 멀지도 않은 이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진도에 업무가 있는   날 아침, 등산화와 베낭을 챙겼다.

그래 오늘 하루는 젊은 날의 추억을 되새겨 보리라.

삼십여년만에 찾아보는 길목은 낯설기만 한데,

급치산 직전에 있는 낯익은 동석산이 먼저 반긴다.

그리고는 깃대봉의 막사가 시야에 들어오고,

심동마을이 일부 옷을 갈아 입었지만 낯설지 않은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 온다.

산천은 의구한데, 그 시절을 함께했던 그 사람들은 찾을 길이 없구나.

심동마을 앞에 잠시 머물다 깃대봉으로 차를 몬다.

가끔씩 마을에 내려와 막걸리로 배를 채우고 팔장끼고 오르던 비포장도로는

아스팔트로 포장되었지만 옛모습과 다르지 않다.

중턱에 오르니 전망대가 보이고, 깃대봉 가는 길목은 통제되고 있다.

예상했던터라 전망대에 올라 깃대봉과 남해바다를 둘러본다.

새로운 건물도 들어서고, 세월탓인지 옛 모습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아마도 윗쪽에 있는 조그만 건물들이 옛 건물일지도 모르겠다.

군생활 3년동안 완도 금일도와 해남 화원땅끝, 그리고 이곳에서 매일 바다를 바라보며 살았다.

바다는 인간의 감정을 매마르게 한다고 했던가?

아무튼 매일 바라보는 바다는 아름다우면서도 삭막했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잠시 옛 추억을 되새기다가 깃대봉보다도 훨씬 낯익어 보이는 동석산으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