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게 준 선물인가?
우연히 찾은 병풍이 내게 보여준 건 차라리 환상이었다.
그래, 내겐 행운이겠지만 식물들에겐 아마도 재앙이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시련들을 많이 겪고 이기며 살아왔을 것이다.
어제 블로그의 벚꽃풍경을 카톡으로 보냈더니 한 친구로 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꼭 대포 한잔씩 나누고 싶은 친구들이 마음속에 줄지어 있건만 웬수놈의 시간이 허락치 않아
마주하지 못한 친구 중의 하나다.
다음주 중에 연락하자고 하고 마무리하려다 다음주를 기약할 수 없어 내일 만나자고 했더니
다른 친구와 연락해 덜컥 2시로 약속시간을 잡아 버렸다.
모처럼 산에도 가야하는데 어중간하게 시간을 잡은게 다소 아쉬웠지만
빨리 보고 싶어서 그랬을 친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맘속으로 "술도 좋아 하는 친구가 대낮부터 얼마나 마시려고 낮시간으로 정했을꼬?"라고 하며
꿈속으로 빠져들었지만, 일찍 만나 오래 함께하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언제나 그렇듯 산행장소를 정하지 못했지만 내심 조금 먼곳을 생각하고 있었건만
시간상 병풍이라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찾은 산이 병풍일 것이다.
병풍과 불태, 그리고 삼인과 병장이 모여있는 이 산은 아파트 뒷베란다와 마주하고 있는 멀지 않은 산이다.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산책로를 거닐기도하며 한달이면 두세번씩 찾곤했는데 요즘 발길이 뜸했다.
아침에 일어나 병풍산에나 갔다오겠다고 했더니 공원에 산책가려했는데 그런단다.
대충 챙겨서 산책부터 하자고 하고 찬바람 부는 공원을 대충 둘러보고 나서
병풍을 향해 차를 달리다 신호등 앞에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병풍의 원경을 한컷 하려는데,
아뿔사! SD카드가 없단다.
그리고 베낭에 물병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 오늘은 사진은 접어두고 잠시 산행이나 즐기고 오자며 차를 달리는데
이상하게 불태산의 산빛이 하얗다.
엥! 이게 뭐람? 눈이 왔당가?
그리고 대치재에서 바라본 병풍의 투구봉엔 먼발치에서 보아도 눈꽃이 역력하다.
산책로변에는 눈맞은 진달래가 애처롭지만,
설레는 가슴으로 다가선 병풍의 모습은 선계의 모습이었다.
유독 겨울병풍과의 연이 짧아 겨울병풍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는데,
나는 오늘 인간계와 선계의 경계가 해발 700미터 인근임을 비로소 깨달았다.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산책로를 걷고있을 때 친구로부터 다른 친구가 연락이 안되니
다음을 기약하자고 카톡이 온다.
이런 된장!
이럴 줄 알았으면 준비를 더해올 걸..........
산행을 하는 내내 카메라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걸 후회하며
불편함과 손시러움을 견디며 밧데리 두개가 닳도록 스마트폰을 눌러댔다.
그리고 하산을 줍비하며 친구에게 내친김에 오늘 만나자 제의를 했다.
집에 들러 스맛폰을 충전하고 대충 씻은 후 버스정류장을 향해 가는데,
카톡 하나가 들어와 버스에 앉아 카톡을 날린다.
그런데 야동이나 유머글이 들어 올때는 내심 많이 망설여진다.
친그들에게야 마구 날려도 되지만 어른들도 몇분 계시고 여자분 들도 있다.
물론 야동은 여성들에겐 보내지 않지만 어른들에겐 망설이다가
같이 젊게 살자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보내기도 한다.
오늘은 좀 장황한 글이 될 것같다.
친구 셌이서 기분 좋게 막걸리를 한말쯤은 먹고 들어와 일찍 퍼졌다.
눈을 뜨니 두시쯤인데 스마트폰에 카톡이 들어와 있다.
낮에 보낸 카톡에 대한 아내 친구들의 반응이었다.
그래서 잠이 깬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불같이 화를 낸다.
우리 고상한(?) 각시는 내숭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보낼려면 자기 친구들에게나 보내지 이거시 먼짓거리냐고 면박을 준다.
ㅎㅎㅎㅎㅎㅎㅎ
사실 디게 혼났다.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카톡을 알았다.
하지만 아내와 친구 한둘을 제외하고는 카톡을 하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하나 둘씩 카톡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실 내용은 거의 보지도 못하고 포장지만 들여다보고 이쪽 저쪽으로 중개인 역할을 했다.
시간이 허락하면 보기도 하지만, 바쁠땐 카톡 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던 중 한 친구로부터 들어온 카톡의 한줄 글이 눈에 들어왔다.
왈 "카톡자료를 잘 보내는 사람과 만나라"
카톡은 소통이고 자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보고픔을 전하는 마음의 창이다.
이 것이 카톡에 대한 나의 정의이다.
하지만 카톡친구들을 많이 제한했다.
카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형편이 못되므로................
그런데 생각이 바뀌어 과감하게 친구들을 조금 늘렸다.
수가 늘다보니 그냥 복사해서 보내도 어떤 때는 힘에 부친다.
그래서 화장실에서도 보내고, 점심식사 후에 많이 보낸다.
친구들도 잘나가고 바쁜 친구보다는 외롭고 힘들 것 같은 친구들을 택해서 보내고
상대방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는 반응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알 수가 없지만
싫어하는 기색이 없으면 계속 보내고, 읽고 안 읽는 건 상대방이 선택 할 부분이고,
난 내 마음을 전할뿐이다.
이뿐 각시야!
그런걸 보낸다고 너무 면박주지 말아라!
그런게 사람사는 모습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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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으니 총기가 많이 떨어졌나보다.
나중에 읽어보니 안써야 할 헛소리까지 쓰여 있길레,
낯이 화끈거려 일부 내용을 삭제함.
난 내가 맨 정신인 줄 알았는데, 아마도 막걸리의 마법에서 벗어나기 전이었나 봄.
이 민망함을 어이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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