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눈깜짝할 새도 없이 지나간 금요일 저녁 피로감이 몰려와
조금 일찍 귀가하여 마트표 키조개와 소주로 허기를 대충 달래고
11시가 되어가는 시각에 평일날로는 실로 오랜만에 공원산책에 나섰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는 공원에는 철쭉류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라일락 향기를 맡으며조금 걷다보니, 꽃사과나무가 천사의 날개같은 새하얀꽃으로 뒤덮여 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달콤한 향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옛 애인을 만난 듯한 반가움과 달콤한 향에 취해
꽃속에 대가리를 처박고 한참동안 황홀경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쌍암공원을 지나 광주과기원에 이르니 라일락꽃이 이제 제철을 맞았다.
7시가 조금 지난 아침 베란다 밖을 보니 가는 봄비가 내린다.
출근 전에 공원산책이나 가쟀더니, 웬만히 싸돌아다니고 좀 쉬라며 내일 아침에나 가잔다.
나 내일은 산에 갈거고, 라일락과 애그배꽃도 만발했으니 함께 가자하니,
못 이겨 따라나서며 대신 설겆이나 해 주란다.
나원참, 누가 아쉬워서 가자는 것도 아니고 자기 생각해서 데리고 가는 건데 덤탱이를 씌운다.
그렇게 우산을 쓰고 봄비내리는 대상공원의 꽃길을 거닐며
비에 젖어 떨고 있는 꽃들의 벗이 되어 그 향을 음미하고,
제법 쌀쌀한 비바람을 맞으며 쌍암공원과 광주과기원을 둘러 보았다.
과기원 수위실 옆의 조그만 연못엔 지난번부터 터줒대감인 오리 두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목만 길면 거위로 오인할 정도로 거구인 오리 두마리의 행방이 궁금하다.
이 곳을 지나며 아내는 전번과 똑같은 말을 내밷는다.
"아니, 대체 오리들이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놀러 갔겠지"
그렇게 아내에게 꽃구경을 시켜준 죄로 씽크대에 넘치도록 쌓여있는 그릇들을
한 삼십여분간(? 내 느낌상)이나 닦아냈다.
우리 각시도 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 많은 그릇들을 씽크대에 쌓아 두었을꼬?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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