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에게 물린 날!
재수없는 날은 길을 걷다가 똥을 밟을 수도 있고,
갑자기 미친개가 달려들어 물어 뜯기는 경우도 있다.
똥 묻은 신발은 깨끗이 닦고, 상처는 치료하면 낫겠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냄새가 사라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냥 재수없는 날이라고 잊어버리자면서도
드러운 기분이 쉽게 달래지지 않던 저녁 시간,
아내로 부터 전화가 걸려 온다.
“**이 엄마가 엊그제 산에 가서 뜯어온 드룹 삶아서
함께 저녁 먹자는데 어떡할거야?”
“그러지 뭐!“
8시경 컴퓨터를 끄고 찾은 친구집에선 몇 년 묵은 오가피주를 내어 놓는다.
친구와 아내는 한잔씩 받아 놓고 고사를 지내고
홀로 술잔을 비운다.
“술 조금만 마셔!
내일 아침에 천진암에 가야 해!“
“ 그럼 혼자 가지, 뭐하는데 나까지 가?”
“ 그래도 같이 가야지!”
“아라떠!”
치! 가면 가는 거지 술 마시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람?
내일 둘째의 면접 날이라 절에 치성드리러 가자는 뜻임을 어찌 모르랴?
그래서 많이는 못 먹고, 배가 터지지 않을 만큼만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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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아들 등교시간에 맞추어 아침 안개를 뚷고
한재골을 지나 백양사로 향한다.
한재골에서 백양사 구간의 봄빛은 아름답기가 그지없는데,
안타깝게도 아침 안개가 너무도 짙게 내렸다.
그래도 둘이서 봄빛은 하루하루가 새롭다고 맞장구를 치며
신선한 공기를 가르고 찾은 천진암에는 오백년 세월을 견뎌온
탱자나무가 새하얀 꽃봉오리를 터뜨렸다.
불과 십여일전에 보일 듯 말듯 파란 멍울을 공구고 있더니......
아침 산사에는 탱자꽃 파릇한 향만이 감돌뿐 정적이 흐른다.
아내는 법당으로 향하고, 홀로 경내를 둘러 본다.
개울 옆 바위틈에 피어있는 하얀꽃은 마나리 냉이인가 보다.
오늘따라 졸졸거리는 개울물 소리는 왜 이리도 우렁찬지?
내려오는 길에 아름다운 쌍계루 앞 연못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경내를 벗어나 자판기커피를 마시며 주변 풍광을 음미한다.
“우리 둘째딸은 여러모로 즐거움을 준단 말이야!”
“둘째 덕분에 이 좋은 풍경도 즐기고 얼마나 좋아?”
경치도 경치지만 써방님이 함께 있어 좋은 거겠지!!!-내 생각
암튼 뭐라해도 이른 아침의 풍경이 너무도 좋다.
그렇게 주변 풍경을 즐기며 돌아오다 한재골 무릉도원 앞에 차를 멈추고
농염하게 피어있는 봉숭아꽃에 입맞추다 상쾌한 아침산책을 마무리 했다.
누구라도 이 시즌 새벽을 뚫고 한재골을 지나 백양사에 이르는
이 길을 달려보라!!!
감탄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아마도 신의 경지에 있거나
그 반대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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