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아내는 처사촌조카 결혼식이 있어 서울로 떠나고,
오후에 벗을 찾아 서울에서 친구가 온다기에,
이 친구를 데리고 어디를 갈까했더니
나중에 강진에서 살고 싶다며 강진으로 여행을 가잔다.
해서 아침 일찍 여장을 꾸려 강진으로 향한다.
일단은 읍내에 있는 영랑생가부터 둘러보고 가기로 하고,
영랑생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평상시에 이렇게 복잡한 곳이 아니기에 의아해했는데
알고 보니 영랑백일장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생가 곳곳엔 상큼한 모란꽃 향기가 날리고 있건만
흔적만 남아있을 뿐 시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생가의 툇마루에 앉아 가져간 커피를 한잔씩 나누고
시문학파기념관을 둘러보고
다산초당과 백련사 쪽으로 향하는데,
이 친구는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는 산길로 1키로 남짓 되는데,
나는 이 길을 걸어갔다 오고 싶은데 친구는 손 사레를 친다.
백련사 아래에서 스님 한분을 태우고 백련사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스님말씀이 동백꽃이 필때가 좋은데 지금은 거의 졌단다.
동백꽃이 있으면 덤이고, 동백꽃이 없다고 감흥이 없겠는가?
백련사를 거의 둘러 볼 무렵 카메라 셔터가 눌러지지 않는다.
묵은 사진들을 보관해 두었더니 4기가가 모두 찬 모양이다.
폴더로 보관하는 자료는 카메라에서 삭제가 불가능하다.
백련사 구경을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강진만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니
가우도 출렁다리가 나온다.
가우도는 강진의 8개섬 중 20여호가 거주하는 유일한 유인도이고,
출렁다리는 1박2일에 나온 후로 명물이 됐다는데 난 금시초문이다.
점심시각이 훌쩍 지났지만 다리를 건너지 않을 수 없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시원스런 주변 경관을 즐기며 다리를 건너니,
데크 낚시터가 조성되어 있는데,
개장도 하기 전 태풍피해를 입어 보수공사 중이란다.
주변에 식당을 찾을 수 없어 강진읍에서 식사를 하고 마량항 쪽으로 움직이기로 하고
군청앞에서 식사를 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인상도 좋고
음식 하나하나가 모두 입맛에 맞는다.
PC방에 가서 카메라USB의 저장 공간을 확보한 후
고려청자도요지를 지나쳐 마량항에 도착하니 고금대교가 눈앞에 나타난다.
그래 특별한 일정도 없는데 고금도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하고
휴게소에서 차 한잔 마시며 안내지도를 보니 약산도까지 연도교가 연결되어 있고
완도쪽으로는 연도교공사가 진행 중이다.
고금도 종단도로를 따라 상정항을 둘러보고 약산도 방향으로 향하는데,
충무공유적지 안내판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여기에 무슨 특별한 유적지가 있으랴 했는데,
노량대첩에서 최후를 맞이한 충무공장군의 유해를 봉안했던 유서깊은 곳이란다.
마침 내일(4. 28)이 충무공탄신 468주년이라며 탄신제를 준비 중인
충무사보존위원회 회장님께서 찾아오셔서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하마터면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충무사를 나와 약산대교를 건너서 당목항을 둘러보고
어두리해변을 드라이브하고 돌아와 가사동백숲 해변과
삼문산진달래공원을 둘러보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약산대교로 향한다.
약산도에서 바라보는 남쪽의 다도해 풍광이 가히 절경이다.
이미 어둠이 깔렸지만 강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고려청자도요지까지 개략적으로 둘러보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점심때 갔던 식당을 다시 찾아
술을 즐겨하지 않는 친구가 운전을 하기로 하고 반주로 소주 한병을 비운다.
식후 포만감을 달래고자 가까이에 있는 영랑생가를 다시 찾았더니
당연한 일이지만 사립문이 굳게 닫혀있다.
“ 이보시게 윤식이!
내가 왔네! 문 좀 열어 주시게“라고 했더니
어디선가 점잖으면서도 묵직한 음성이 들려 오는 듯하다.
“야! 이 싸가지없는 시키야!
내가 니 친구냐?“
앗 뜨거워라....
꼬랑지를 살포시 내리고 영랑생가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고 나서
밤 늧은 시각 어둠을 뚫고 귀가길에 올랐다.
*** 사진이 잡다하게 많아 하루 여행사진을 다섯 개로 나누어 올린다.
시간관계상 사진은 대충 정리하고 설명은 이 글로 대신하오니
안내문을 참고하시기 바라오.
청자도요지는 어둠속에서 조명없이 찍어 화상이 형편없음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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