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목포에서 벗을 만나 술에 취해 주접을 좀 떨었다고 아내의 인상이 곱지가 않다.
그러면서 오늘은 혼자 산에 가서 맘껏 싸돌아 다니고 반성이나 많이 하고 오란다.
그래, 며칠 후면 귀한 손님이 오실건데 지금 무등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치마자락을 붙잡고 늘어져도 될른지, 저고리는 무엇을 입고 있는지 대충 알고 싶어 무등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시절이 하 수상하여 어중간한 계절이다.
화사한 봄옷은 빛을 잃고, 여름 옷으로 갈아 입는 과정이다.
어떤 옷을 입은들 어떠랴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거늘......
풀꽃은 대부분 지고 때죽나무와 층층나무며, 산딸나무, 함박꽃 등이 환하게 웃고 있으나
가야 할 길목엔 개체수가 많지 않다.
산수국만 피어도 장관일텐데, 빠른 녀석들이 이제 꽃 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원효사계곡 주변 도로에 주차를 하고 관음암과 원효사를 지나 늦재삼거리에서 늦재와 바람재를 지나 토끼등에 이르러
바로 동화사터 방향 너덜길로 오를까 하다가 봉황대를 거쳐 백운암터까지 갔다가
다시 덕산너덜길 방향으로 되돌아 온다.
너덜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바람재에서 동화사터 가는 길로 오른다.
동화사터에서 중봉에 이르는 길목은 봄이면 봄대로 가을이면 가을대로 풀꽃이 만발하는 곳인데,
아쉽게도 길섶에는 반기는 녀석들을 보기 어렵다.
대신 앞쪽 무등산 정상과 중봉이 넉넉한 미소를 머금고 반겨준다.
중봉을 지나 서석대를 향해가는데, 산행객 한명이 동료와 주고 받는 말이
누에봉에서 신선대와 꼬막재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정상적인 산행로가 아니라서 길을 찾아가기 어려운데 무슨 나무군락이 그렇게 멋있단다.
당초 서석과 입석을 지나 장불재에서 규봉암과 신선대를 거쳐 꼬막재로
한바퀴 빙돌아서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좋은 코스가 있다니 가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다,
서석대와 입석대를 거쳐 장불재에 이르니 네시반경이다.
무등에서야 길이 없다고 해도 시간만 주어지면 길을 못 찾아갈 일은 없을 터,
다시 중봉삼거리와 서석대 앞을 지나 누에봉으로 향한다.
누에봉옆 통신철탑에서 길의 흔적을 찾아 산을 내려가는데 돌무지길이라서 길의 흔적이 자주 끊긴다.
다행히 중간 중간 리본이 매달려있어 길을 벗어나도 멀리는 벗어나지 않는데,
아무리 내려가도 기대했던 경관은 나타나지 않고 발아래에 꼬막재가 나타난다.
아마도 중간지점쯤에서 신선대방향으로 가는 길이 있고, 그곳에 멋진 나무군락이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늦지 않은 시각에 정상적인 산행로에 접어든 걸 다행으로 위안하며 하산을 서둘렀다.
원효사 가는 길목에 있는 어사바위
관음암
어성초도 꽃을 피우고...
원효사 입구
늦재삼거리
늦재
덕산정
바람재
너덜경약수
토끼등
봉황대
백운암터
중터리길(너덜길)을 따라 늦재방향으로 ......
벌써 산버찌도 익어가고,
이 곳에서 동화사터 방향으로...
날씨는 너무 청명하다.
동화사터위 쉼터
무등산정상부
광주호도 조망되고
중봉이 가까워 진다.
중봉
장불재
함박꽃도 피고...
서석대 아래 매미꽃 군락
서석대
정상부
입석대, 장불재 방향으로 하산...
백마능선과 안양산
입석대
장불재
다시 서석대 입구쪽으로 누에봉을 향해
서석대 입구를 지나 정상의 군부대방향으로 누에봉을 향해 오른다.
누에봉 전경
왼편의 천왕봉과 오른쪽의 지왕봉
누에봉
누에봉에서 바라본 정상부
여기서 부터 길을 찾아 내려간다.
꼬막재
원효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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