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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16 보낸 카톡

160128/겨울비 내리는 사연

서까래 2016. 4. 1. 15:54

겨울비 내리는 사연

 

폭설이 내린지 며칠이나 됐다고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똑똑똑...

겨울비가 내린다.

비는 조용히 말없이 내리는데,

낙숫물 소리만

똑똑똑...

귓전을 어지럽힌다.

 

입춘이 목전에 있으니

봄을 부르러 내려오는 걸까?

내리는 겨울비는

봄을 가지고 왔느냐는 물음에도 대답 없고

그저 낙숫물 소리만

똑똑똑...

 

창밖을 내다보니

소리 없이 조금씩 눈들이 녹아 내린다.

아하!

이제야 알았다.

낙숫물 소리가 시끄러운 연유를...

똑똑똑똑똑~~~

 

낙숫물 소리가 작은 소요이며 다툼소리임을...

마실 나가 시커먼 때 국물을 둘러쓰고

흉물스럽게 쌓여 있는 눈을 데리러 마중을 나왔구나.

길 위의 눈들은 고마워하며 조용히 녹아내리는데,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는

똑똑똑...

지붕위의 눈들은 할 말이 많다.

우리는 아직 충분히 아름다운데,

왜 우리까지 데려 가냐고 툴툴거리며...

툴툴툴...

그런 눈들을 달래며 데려가는 빗소리가 합해져서

똑똑똑똑똑~~~

 

낙숫물 소리는 다름 아닌

비와 눈의 작은 다툼소리이다.

창문을 여니 소리 없이 내리는 비가

귀에 대고 속삭인다.

저 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데

손님맞이를 위해 거리의 눈들을 데리러왔단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소리,

아직 산위의 눈들은 아직 제대로 구경도 못 했는데...

겨울비가 그저 빙그레 웃는다.

어쩌면 높은 산위엔 흰 눈이 내릴거라며..

그리곤 녹는 눈과 어울려

낙숫물 소리를 쏟아낸다.

똑똑똑똑똑~~~

 

이제 그만 싸우고 조용히 물러가면 안 되겠니?

 

-사무실 밖의 낙숫물 소리를 들으며...-

 

일을 하다가 똑똑똑 소리가 전기난로에서 나는 소린 줄 알고

난로 스위치를 켰다 껏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자세히 들어보니 밖에서 나는 낙숫물 소리라~~~

에라이~~~

쯧쯧쯧~~~

남녘은 내일까지,

아니 토요일 오전까지 비가 내린다던가?

오는 비는 올지라도 편안한고 즐거운 저녁되시길...

 

김범룡의 “겨울비는 내리고”

https://youtu.be/U9-A2R8Nup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