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미학
숲속이나 들판을 걷는 것만큼
건강에 좋고 詩的인 것은 없다.
아무와도 마주치지 않을 땐 더욱 그렇다.
걷기만큼
나의 기운을 북돋워 주고,
침착하고 바람직한 생각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은 없다.
그러나 거리나 사회 속에서는
나는 늘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위축되어
말할 수 없이 초라해 진다.
하지만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숲이나 들판
혹은 토끼가 자취를 남기고 지나간
풀밭위에 홀로 있으면,
나는 정신이 맑아지면서
다시 한번 당당해지고
쓸쓸함이나 고독까지도
나의 절친한 벗으로 다가온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 -
걷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특히 아름답고 호젓한 길을 걸을 땐 더욱 그렇다.
토요일 오전 봄빛으로 물들어 가는 첨단단지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첨단은 걸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다.
짧게는 한 시간에서 서너시간까지....
물론 하루 종일인들 못 돌아다니랴만
그렇게 시간이 많을 땐 밖으로 나갈 일이다.
벌써 매화도 지고 미선나무꽃도 누렇게 탈색되어 낙화하고 있다.
제철을 맞은 목련은 화사함을 자랑하지만,
벚꽃과 명자나무는 하나둘씩 꽃잎을 열기 시작하고,
꽃사과나무며 모과나무, 백당나무 등은 파란 싹을 틔우며 그 속에 조그만 꿈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은 예쁜 꽃으로 환생할 것이다.
조카결혼식을 마치고 가족들과 처형댁에서 자고 일어난 일요일 아침,
잠시 광주천을 산책하고 식구들과 봄 아가씨를 만나러 여수로 향했다.
올해는 동백꽃이 성하지 않았음인지 오동도의 동백나무엔 붉은 빛이 적었다.
그리고 영취산 기슭엔 연분홍빛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었지만
산위는 아직 분홍빛으로 물들지 않았었다.
즐거웠지만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봄꽃여행이었다.
점심 후에 가끔씩 찾는 가톨릭대평생교육원엔 수고가 20여미터에 이르는 목련나무들이 무거울 정도로 많은 하얀 꽃송이를 매달고 있고,
한쪽 구석엔 능수벚꽃 한그루가 축 늘어진 가지에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그리고 하루하루 변하는 모습이 보고파서 자주 발걸음을 하게 된다.
산책은 시간이 남아서 하는 행위가 아니고, 짬을 내어서라도 해야 하는 거라 생각한다.
투자한 시간보다도 더 많은 걸 안겨줄 테니까.....
주변을 한번 둘러보시라.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벗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
주변에 가까이 있는 벗들과 한번 사귀어보시라.
벌써 삼월이 가고 저만치 사월이 오나 봅니다.
화사함을 더해가는 봄과 더불어 행복하시길....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https://youtu.be/mO37_WaN-88
복면가왕-우리동네 음악대장의 “봄비”
https://youtu.be/-0IdF6LuUBw
'카톡카톡 > 2016 보낸 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331/벚꽃의 열반 (0) | 2016.04.01 |
---|---|
160330/능수벚꽃과 목련꽃이 만개한 풍경 한번 구경하시지요. (0) | 2016.04.01 |
160329/있는 그대로 마음을 열자 (0) | 2016.04.01 |
160325/프로방스 이야기 (0) | 2016.04.01 |
160323/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0) | 2016.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