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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카톡/2015 보낸 카톡

151125/첫눈 오는 날 만나자

서까래 2016. 4. 8. 14:30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정 호승-

 

가을과 겨울을 이어주는 중매쟁이 찬비가 내리는 겨울의 초입.

강원도에 첫눈이 내리고, 서울에도 진눈깨비가 내렸다죠.

일기예보를 보니 남녘땅에도 내일은 눈발이 날릴 모양입니다.

첫눈이 온대서 무슨 특별한 감흥이 있다거나,

기다려지는 건 아니고,

벌써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는 생각에 괜스레 몸이 움추려 든다.

 

그래도 모른다.

첫눈이 내리면 누군가가 만나고 싶어지고,

하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면 가슴이 쿵쾅거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하염없이 눈을 맞으며 걷게 될지도 모르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항상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이 이어지시길....

 

첫눈이 온다구요” -이정석

https://youtu.be/wzfYicans4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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