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윤 동 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1939년 12월로 추정
윤동주 시인은 어느 이성도 사랑해보지 못하고 갔다고 할 수 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은 세 여인을 사랑하다 갔지만, 윤동주 시인은 어느 여인도 사랑할 시간을 상실한 채 오직 조국만 사랑하다 갔다고 볼 수 있다. 여기 나오는 누나는 윤혜원을 말하는 것 같다. 윤혜원은 동주의 누이동생이다. 그가 호주 어디서 사는 유일한 혈육이라 전한다. 언젠가 어느 인터뷰에서 윤혜원의 증언에.
<‘쉽게 쓰여 진 시’가 오빠의 마지막 작품이라기보다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말이 더 정확합니다. 오빠는 그 시를 쓴 후에 바로 체포되어 후쿠오카 감옥에서 옥사할 때까지 2년 동안 감옥에 있었습니다. 비록 감옥이지만, 오빠가 2년 동안 시를 쓰지 않았을 리 만무합니다.>
-오빠가 가끔 미워진다고 말씀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해준 것도 없이 나를 평생 귀찮게 하니까 그렇지-(웃음) 어쩔 수 없었지만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것도 미워요. 눈치껏 일본경찰을 피해서 좀 더 일찍 고향으로 돌아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지금까지 얼마나 좋은 시를 썼겠습니까.?>
모셔온 글 -
모처럼 눈다운 눈이 내리나 봅니다.
눈이 내리니 겨울기분이 나긴합니다만
창밖의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왠지 으스스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눈을 본지가 오래돼서 낯이 설은 탓인가 봅니다.
윤동주시인의 서시와 별 헤는 밤 등 시 세편이 일본교과서에 실려서 일본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윤동주 시인 동생의 말처럼 더 오래 살았더라면 주옥같은 시들을 얼마나 더 많이 썼을까요.
올해가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라고 합니다.
이국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차가운 감옥에서 짧은 생을 마치신 윤동주 시인의 고귀한 정신을 잠시 그려봅니다.
저승에서나마 조국의 독립과 발전상을 바라보며 기뻐하셨을 시인께서 지금의 조국을 보신다면 어떤 심정이실지 괜시리 마음이 아파옵니다.
부디 평안하게 영면하시길 빕니다.
눈과 함께 맞이하는 주말입니다.
모쪼록 즐겁고 알찬 주말되시길....
일본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시인의 시
http://1boon.kakao.com/subusunews/587ddf95ed94d2000146d322
조용필의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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