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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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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김광섭/170207

서까래 2017. 2. 7. 14:58

- 김광섭

 

얼음을 등에 지고 가는 듯

봄은 멀다

먼저 든 햇빛에

개나리 보실보실 피어서

처음 노란 빛에 정이 들었다

 

차츰 지붕이 겨울 짐을 부릴 때도 되고

집 사이에 쌓인 울타리를 헐 때도 된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가장 먼 데서부터 시작할 때도 온다

 

그래서 봄은 사랑의 계절

모든 거리가 풀리면서

멀리 간 것이 다 돌아온다

서운하게 갈라진 것까지도 돌아온다

모든 처음이 그 근원에서 돌아선다

 

나무는 나무로

꽃은 꽃으로

버들강아지는 버들가지로

사랑은 사람에게로

산은 산으로

죽은 것과 산 것이 서로 돌아서서

그 근원에서 상견례를 이룬다

 

꽃은 짧은 가을 해에

어디쯤 갔다가

노루꼬리만큼

길어지는 봄해를 따라

몇 천리나 와서

오늘의 어느 주변에서

찬란한 꽃밭을 이루는가

 

다락에서 묵은 빨래뭉치도 풀려서

봄빛을 따라 나와

산골짜기에서 겨울 산 뼈를 씻으며

졸졸 흐르는 시냇가로 간다.

....................

 

아직 봄은 저만치 있다지만

입춘이 지나서 인지는 몰라도

자꾸 봄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인지

가슴속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짜식!

이왕 오려면 그냥 나 왔지롱^^”하고

~ 하고 나타나면 될 일이지

무슨 뭐, 어른데리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봄이 기다려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생각이 난다는 얘기일 뿐,

봄이 오면 또 무얼하랴?

 

짧은 봄은 금방 지나가고

여름 오고,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올텐데...

결국은 세월만 가는 것 아닌감?

 

그래서 나는 노래한다.

봄아! 봄아!

오지마라!“

 

오려거든 가지 말고,

갈 바에는 오지마라.“

 

아무리 애원해도

때가 되면 봄은 오고

파릇파릇 싹이 나고

산과 들에 화사한 꽃이 피어날 것이다.

 

봄 타령 그만 해야겠다.

엊그제 입춘 다음날

잠시 봄에 대해 언급했더니

한 친구가

나는 봄이 기다려지지 않는디..”

라고 글을 올렸던데

미처 이유를 묻지 못했었다.

근데 뜬금없이 그게 궁금해지네^^

도대체 뭣 땜시 그랬을꼬?

 

궁금해 하지 마시고 그저 즐거운 하루보내시길....

 

십센치의 봄이 좋냐?”

그래 봄이 좋다. 어쩔래?”

https://youtu.be/cIGgSI1uhKI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

https://youtu.be/Vd6Kr_ZGQ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