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천둥소리를 들으며 떠오른 단상
국화(菊花)옆에서 / 서정주(敍庭柱)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왕십리 -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
오늘 새벽 뇌성이 유난스러웠다.
난생 처음 듣는 요란한 천둥소리였다고 하면 당연히 거짓말이겠지만,
정말 난생 처음 듣는 요란한 뇌성이었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무등산이 없어져버릴 줄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무등은 아직도 건재하지만...
잠결에 사정없이 으르렁대는 천둥소리를 들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게
서정주시인의 국화옆에서와
소월시인의 왕십리,
그리고 삼국지의 조조와 유비에 대한 일화다.
유비의 목숨을 구해 삼국지를 탄생시킨 일등공신이 바로 천둥 아니던가?
다 아시겠지만
조조가 유비의 그릇됨을 파악해 될성부른 싹이라면 미리 제거하려고
유비를 초대해 담소를 나누던 중 천둥이 치자
유비가 천둥소리에 놀라 자지러지는 걸 보고
조조가 유비를 일개 범부라 판단해 그냥 보내주었다.
후일 조조가 유비에게 속아 그를 제거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만일 그때 때맞춰 뇌성이 터지지 않았다면 촉이라는 나라는 역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유비와 조조에 대한 평가는 다르지만
내가 느낀 그들의 공통점은 인재를 지극히 아꼈다는 점이다.
그것이 영웅이나 지도자가 지녀야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까?
장마비가 오락가락하는 오후
잠결에 떠오른 익숙한 시 두수를 그대에게 띄워본다.
내가 좋아하는 애창곡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휴일 되시길 빌며...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여운의 “과거는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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