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과의 이별 /170714

절친과의 이별

 

김 부장은 회식 때 된장찌개가 나오면 '그 친구'에 대해 말했습니다.

직원들은 자주 듣는 이야기였지만, 아무도 중간에

자르거나 자리를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 말이야. 그렇게 먹는 걸 좋아했거든. 특히 이 된장찌개!"

"하루는 이 된장찌개를 한 뚝배기 끓여 놓고 밥을 비벼 먹는데,

얼마나 맛있게 많이 먹는지 걱정이 다 되더라니까."

 

그러다 급체라도 걸리는 날엔 김 부장이

그 친구를 업고 응급실을 달려가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안 가고 손을 얼마나 따댔는지 열 손가락이 다 헐었더라고."

"한 번은 나랑 만나기로 해 놓고 나타나질 않는 거야.

그때도 난 된장찌개를 먹다가 급체했다고 생각했지."

 

거기서부터 김 부장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의 약속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을...

그날 친구는 병원에서 위암 말기 선고를 받고서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 친구는 김 부장에게 마지막 부탁을 남겼습니다.

"우리 엄마 틀니 할 때 되면 이삼백만 원만 좀 챙겨줘."

그리고 김 부장에게 적금통장을 건넸습니다.

 

그렇게 김 부장의 절친은 한 계절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말하진 않았지만, 직원들은 '그 친구, 그 친구' 하는 사람이

그토록 사랑했던 그의 아내였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차마 '아내'라는 말이 목구멍을 넘지 못해 '그 친구'라고

추억해야 하는 김 부장의 이야기를 직원들은 수없이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듣고 있었습니다.

 

모셔온 글

 

만남은 언제나 반갑지만

이별은 언제나 아쉽고 슬픕니다.

그 이별이 짧은 것이건 영원한 것이건...

 

때로는 짧은 이별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영원한 이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 며칠 후에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아니 한달 후에 만나야지...

 

그러나 한용운님께서 “님의 침묵”에서 설파하신 말씀처럼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무릇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속된 얘기로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생겼겠지요.

서로 아옹다옹하며 살더라도 있을 때 잘할 일입니다.

허나 그 또한 사람의 일이라 마음 같기야 하겠습니까?

잘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너무 잘 못하지는 않아야겠지요.

 

나와 상관없는 사람에겐 어떤 말을 들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러버리면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남기는 말 한마디는

자칫하면 비수처럼 가슴에 꽂히기 마련이지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잘해서 손해볼 건 없습니다.

모두 잘들 하고 사시게요^^

아니, 할 수 있을 때 하고 사시자구요.

  

그런데 반갑잖은 만남.

더위와의 만남은 결코 반갑지가 않습니다.

 

올해 달력을 보니 제 생일이 말복과 겹치네요.

우리 어머니는 이 무더운 삼복더위에 저를 낳아 키우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하지만 모두가 다 지난 일입니다.

 

반갑잖은 더위지만 슬기롭게 이겨내시자구요^^

또 압니까?

언젠가는 작열하는 태양을 그리워 할 날이 올런지...

제가 더위를 먹었을까요?

 

오승근의 “있을 때 잘해“

https://youtu.be/H40BUk0jF9c

 

이수만의 “모든 것 끝난 뒤”

https://youtu.be/K7LFJqeZl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