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지만
결국은 가장 슬픈 여행이었다.
곤지암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지 않겠느냐는
큰딸의 제의를 밀린 업무 때문에 흔쾌히 받아들일 수는 없었지만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여건이 허용된다는 전제하에서...
다행히 주말을 가족들하고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되어
곤지암 전철역에서 다섯 가족이 상봉해서 소머리국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곤지암리조트로 향했다.
그리곤 주차를 하고 곧바로 화담숲으로 향했다.
인공의 흔적이 많지만 잘 가꿔진 화담숲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화담숲 말미에 있는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수휴당(雲水休堂)에서
탁배기에 파전으로 목을 축이고 객실에 여장을 풀었다.
애들이 요리강좌를 듣고 나서 저녁 반딧불을 보러갈 계획이었는데,
내리는 비가 반딧불을 구경할 수준이 아니다.
애들은 요리강좌에 가고, 아내는 피곤하다며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잠시 비 내리는 리조트를 둘러보며 음용할 양식을 구해와
애들과 한잔씩 나누고 거실에서 일찌기 잠이 들었다.
새벽 세시경 잠이 깨어 티비를 보다보니
아내도 잠이 깨어 있던 네시가 막 지난 시각에 걸려온 전화...
애들을 깨워 상황를 설명하고 아내와 둘이서 새벽길을 달려 내려가는 도중에
어머님의 부음을 전해 들었다.
그냥 그랬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세상사.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가신단 말씀입니까?
곤지암리조트의 아름다운 화담숲과 어머님의 부음,
........................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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