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고 좋도다(好哉好哉)
매우 나이 들어가는 귀가 먹은
재상(宰相)이 있었다.
어느 달 밝은 여름밤,
잠이 오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사방을 돌아다녔다.
이때 후원 평상위에 한 동비(童婢)가
발가벗은 채 혼곤히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조용히 그 용모와
하문(下門)을 살피니
천하일색이었다.
이 여종은 손자며느리의
교전비(轎前婢)였다.
이튿날부터 노재상은 그 여종을 보기만 하여도
흠모하고 사랑하는 정이 샘솟아 누가 봐도
그 좋아하는 정도를 눈치챌 수 있게 되었다.
아들 내외가 이를 알고 서로 상의했다,
"부친께서 그 여종만 보면
그와 같이 귀여워하고 사랑하시니,
그 아이로 하여금 하룻밤 수청을 들게 하여
위로해 드리는 것도 효성을 다하는 길이 아니겠소?"
그래서 그 여종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오늘 저녁에 대감마님을 모시고 수청을 들라."
그 날 밤 아들 내외가 노재상을 걱정하여
창밖에서 방안 동정을 살피고 있었더니
재상과 여종이 말햐는 것이 들렸다.
"들어갔느냐 ?"
"들어가지 않았사옵니다.",
잠시 후 또 들렸다.
"들어가느냐 ?"
"들어가지 않사옵니다."
아들이 이를 답답히 여겨서 소리를 낮추어 분부하였다.
"이번에 물으시면 들어갔다고 하라."
잠시 후 들렸다.
"들어가느냐 ?"
"들어갑니다.",
"좋고도 좋도다 !"
...
허허허허~~~
꼭 들어가야만 좋겠습니까?
저런 동비라면 품고만 있어도 살로 가겠지요.
저도 삼십 평생을 모시고 사는 마님께
한 번도 못 들어가고 그냥 안고만 살았습니다.
30년 동안 밤마다 속삭이는 소리
“당쇠야 오늘도 안 들어오겠느냐?”
“지는 마님을 안고만 있어도 좋고도 좋습니다.”
“괜히 상처라도 낼까 두렵사옵니다”
“그래 당쇠야 안 들어와도 나도 참으로 조쿠나^^”
하느님께서 이를 갸륵하게 생각해
아이들을 셋이나 점지해 주셨으니
빈 밭에 콩 난 격이라,
“참으로 좋고도 좋도다”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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