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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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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날/라이나 마리아 릴케/171027

서까래 2017. 10. 27. 11:10


가을 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시고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 후로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들지 못하고, 책을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휘날릴 때,

불안스레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다.

가을이면 꼭 들춰보게 되는 시.

 

가을을 맞는 기쁨과 소망,

그리고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과 또 다른 곤궁함,

가을의 황량함과 고독,

준비되지 않은 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몇 줄 안 되는 시에 포괄하고 있는 멋지고도 좋은 시다.

 

가장 가슴 아픈 구절,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지요.

우선 움막이라도 지어서 얼어 죽는 건 면해야지요.

 

항상 그렇듯 계절은 오고 가는 것

가을이 지나면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이 오겠지만,

그 지리한 겨울의 터널을 지나고 나면

따사로운 햇살아래

꽃피고 새우는 봄이 오지 않겠어요?

 

물론 그 뒤에는 잔인한 여름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인생 또한 그러한 것을....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낭만적인 詩人,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하지만 사실은 백혈병으로 생을 마쳤다고 하지요.

 

'장미 가시에 찔려 죽다니...'

릴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얼핏 듣기에 낭만적이다.

가문의 문장이 양각된 아래에 적혀 있는

그의 비문 또한 낭만적이다.

 

릴케는 죽기 1년 전인 1925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이 유언장을 작성한다.

다음은 그의 유언장에 자신의 묘비를 위해 직접 지어 놓은 비문이다.

 

장미,

, 순수한 모순, 그렇게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

 

그리고 그는 마지막 병상에서

'인생은 멋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물론 그 말을 남기고 바로 숨을 거두었는지

한달 후에 숨을 거두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생의 끄트머리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인생이 멋지다고 갈파할 수 있는 삶,

부럽다.

 

그러나 굳이 부러워할 필요까지야 있겠는가?

나름대로의 삶을 살다 가면 그뿐,

 

벌써 또 한주가 가나봅니다.

이제 남도의 도심도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었습니다.

 

! 가을~~~

그냥 즐기고 행복해가는 가을날이 시길...

 

사랑과 평화의 장미

https://youtu.be/V7q5Gtd5JIY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

https://youtu.be/WDAPcnJJt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