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은 어느 책에 있습니까?
궐서하재(厥書何在)
옛날에 한 신랑이 방사(房事)의 이치를 깨우치지 못하매
신부 아버지인 장인이 그것을 민망히 여기니
신부 아버지의 생질이 외삼촌인 신부 아버지에게 일러 말하기를,
"제가 신랑에게 방사의 방법을 가르쳐 주어도 좋겠습니까?"
하고 여쭈니 신부 아버지가 반가워하며 이를 허락했다.
이윽고 그 생질이 신랑에게 말하기를,
"내게 화촉동방편(華燭洞房篇)이 적힌 책이 있는 데
밤중에 창밖에서 그것을 읽을 터이니
자네는 그에 따라 시행하게."
하니 신랑은 그 말에 따라 방 안에 있고,
생질은 큰 소리로 창밖에서 읽어 가로되,
"옷을 벗어라" 하니 신랑이 따라 하였다.
(脫衣新郞依其言)
또 소리치기를 "요에 눕혀라" 하고,
(又呼臥褥)
또 소리치기를 "두 다리를 들어라" 하고,
(又呼擧兩脚)
또 "음혈에 양물을 넣어라" 한즉
(又呼陰穴納陽物)
신랑이 그 말 뜻을 몰라 가만히 물어 가로되,
(新郞不知其言暗問曰)
"음혈이 어느 곳이요" 하니,
(陰穴何處耶)
생질이 웃으며 말하기를 "배꼽아래 세치(三寸)에 이르되,
(甥笑曰臍下至三寸)
항문에는 아직 이르지 아니한 곳에,
(未至糞門)
도끼로 찍은 듯한 구멍이 있으니
그곳에 양물을 넣어라" 하니,
(有斧打穴連陽納焉)
신랑이 그 말과 같이 한 후 신부의 음혈을 어루만지며,
(新郞如其言撫中孔)
또 묻기를 "양물을 넣은 후 또 다른 가르침이 있습니까?" 하거늘,
(又問曰納陽後果有敎乎)
생질이 말하기를 "양물의 나아가고 물러감에 절도가 있게 하라" 한즉,
(甥又呼曰進退有節)
한참 후 신랑이 크게 즐거워하며 말하기를,
(郞大樂曰)
"이제는 번거롭게 읽지 마세요.
드디어 묘리를 깨달았습니다“
(不頻煩讀吾覺妙理矣)
이윽고 다음날 아침이 되어 신랑이 생질에게
"그 화촉동방편이라는 글은 도대체 어느 책에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
이 신랑의 순진함이 어쩌면 내 젊은 시절 모습과 그리도 똑 같은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에게는 그런 처남이 없었다.
해서 순진한 우리 각시를 1년이 넘도록 숫처녀로 내버려 두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참으로 아둔하기 없는 짓이었지만,
어쨌건 그랬었다.
그래도 텔레파시가 통했던지
결혼하고 10개월도 안돼서 큰애가 태어났었다.
동정녀 마리아가 아니라도 숫처녀가 애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도 그때야 알았지만...
그래도 그때가 좋았는데.....
때는 바야흐로 가을이라~~~
많은 청춘남녀들이 짝을 찾아 백년가약을 맺는 계절이다.
주말에 가까운 친구 아들이 결혼을 하는데
가족행사가 있어 참석치 못해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는 터에,
이 글을 접하매,
우리의 젊은 시절과는 달리
요즘 애들이 영악해서 방사의 이치를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나,
우리 친구의 자제가 너무 순박하여
미처 그 이치를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퍼득 떠오르는지라.
이를 남들은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 하더라.
친구여!
그대의 자제가 방사의 이치를 몰라 방황하거든,
너무 민망해하지 마시고 내게 부탁 하시게나^^
내 기꺼이 자네 아들에게 화촉동방편(華燭洞房篇)을 전수해 주리니...
껄껄껄~~~
결혼식에 참석치 못하는 아쉬움을 글로 때우니
벗이여!
유사시에 꼭 나를 찾으시게나^^
그리고 익어가는 가을의 주말,
모두 알차게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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