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두편 올려봅니다.
추일서정/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도심의 가로수들도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고
티 한 점 없는 옅은 코발트색 하늘과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의 아름다움의 정점과 함께
찾아온 월요일입니다.
하지만
미추(美醜)도
희노애락(喜怒哀樂)도
따지고 보면 모두 내 마음속에 있는 것,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품을 수 있는
열린 가슴과
빨갛고 노란 단풍빛으로 곱게 물들 수 있는
깨끗한 도화지 같은 마음으로 맞이하는
한주일의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을
그대 품에,
그대의 가슴에 안겨드립니다.
안나 게르만의 “가을의 노래”
나나무스꾸리의 “사랑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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