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과 악연
가끔 세상을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는 인연이 있고
또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악연이 있다.
때론 인연이라 여겼지만
악연이기도 하고
악연이라 생각했지만
선연이기도 하다.
내가 선연이라, 인연이라 여겼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그 어떤 것보다 아프고 깊어서
오래도록 고통스럽지만
분명 배우는 것이 있다.
사람을 무작정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날 서럽게 할 수 있는 일인지
배웠으니 그걸로 족하다 생각해야지
결코 지난 시간을 되돌아 생각하지도
상처를 후벼 파지도 말 것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이
비록 후회로 얼룩져 있어도
내게 세상의, 사람의 비정함을
알게 해줬으니 그걸로 됐다.
후회하지 않으면 그걸로 족하다
뒤돌아보지 마라
그곳엔 내가 찾던 그 무엇이 없다
『사랑할 가슴만 남겨 주소서』 중에서
인연이란 단어를 읽다보니
불가에서 쓰는 시절인연이란 용어가 생각나서
법상스님의 글을 옮겨본다.
불가 용어에 시절인연 이란 게 있다
비슷한 말로 유연천리래상회 무연대면불상봉이 있는데
뜻은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고,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한 인연은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일, 물건들의 만남도, 또한 깨달음의 만남도
그 때가 있는 법이다
아무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혹시 갖고 싶은 물건도,
시절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바로 옆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손에 넣을 수 없는 법이다
만나고 싶지 않아도, 갖고 싶지 않아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밖에 없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헤어지는 것은 인연이 딱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재물이든 내 품에, 내 손에서 영원히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재물 때문에 속상해 하거나
인간관계 때문에 섭섭해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 법상스님.
어제가 입동이었다는데,
아직도 가을은 덜 무르익은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가을이 더 깊어지다 보면
겨울에 바통을 넘기고 또 그렇게 가을은 쓸쓸히 떠나가겠지요.
가을이 왔으되
가을을 흠뻑 즐긴 것도 아니고,
즐기지 못한 것도 아닌데,
너무 허무하게 지나가는 듯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나가는 세월이야 본디 그러한 것이고,
세월이나 세월의 어떤 시점과 연을 만들지 못함은
모두 나와 너의 탓이라.
가는 세월이나 사람들이나
반드시 인연을 맺을 필요는 없을 것이나
이미 맺어진 인연이라면
세월이 흐른 후에도 좋은 인연으로 남을 일이다.
가을이 가기 전에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것도 이 가을과의 인연을 더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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