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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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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두편 올려봅니다./171106

서까래 2017. 11. 6. 13:42

가을 시 두편 올려봅니다.

 

추일서정/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도심의 가로수들도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고

티 한 점 없는 옅은 코발트색 하늘과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의 아름다움의 정점과 함께

찾아온 월요일입니다.

 

하지만

미추(美醜)

희노애락(喜怒哀樂)

따지고 보면 모두 내 마음속에 있는 것,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품을 수 있는

열린 가슴과

빨갛고 노란 단풍빛으로 곱게 물들 수 있는

깨끗한 도화지 같은 마음으로 맞이하는

한주일의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을

그대 품에,

그대의 가슴에 안겨드립니다.

 

안나 게르만의 가을의 노래

https://youtu.be/YUcVqXWq6H4

 

나나무스꾸리의 사랑의 기쁨

https://youtu.be/wBvXL_vOh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