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부탁함 / 정호승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저 새 같은 놈
저 나무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봄비가 내리고
먼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저 꽃 같은 놈
저 봄비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나는 때때로 잎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 같은 놈이 되고 싶다
-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중에서
아내에게 부탁함(표절).
아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같이 봄나들이 가고 싶은 놈
함께 봄꿈을 꾸고 싶은 놈이라고 욕을 해주시게.
지금처럼 날씨가 화창하고
벚꽃이며 목련꽃이 만발하면
아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같이 꽃구경하고 싶은 놈
함께 꽃 속에 묻혀 같이 죽어도 좋은 놈이라고 욕을 해 주시게
나도 때로는 그대에게 벌과 나비 같은 놈이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꽃이 만발하고 새가 노래하는 봄날에는
그대를 욕하더라도
꽃보다도 더 이쁜 년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싶은 년이라고 욕하고 싶다.
그런데 아내의 욕하는 소리가 내 귓전을 때리는 것 같다.
“미친 놈”
아아아아아~~~
아니, 부인 이 아름다운 봄날에 어찌...
날씨가 너무 좋아도 헛소리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어제 아침에 하나씩 피어나던 벚꽃이 몇 시간만에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모두 피어나
새 동네는 아니지만 꽃동네를 만들었다.
“꽃순아 일어나라. 꽃구경 가자!”
새벽같이 일어나 아내와 함께 첨단공원 등을
한 시간 남짓 돌며 벚꽃의 향연을 즐겼다.
어디를 바라보아도 눈이 즐거운 계절이다.
만발하는 벚꽃과 함께 3월도 서서히 저물어 간다.
진해군항제를 한 번도 못 가봤다고
올해는 꼭 가보자는 아내와 4월 7일 날 가기로 했는데
아침 산책을 하며 일주일을 당겨 잡았다.
우리가 굳이 꽃비를 맞으러 가는 건 아니니까.
남부지방은 이번 주말이 꽃구경의 적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계절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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