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
봄비가 내립니다.
거친 마음을 적시고,
실개천을 부풀리면서...
그리고 미세먼지를 씻어내려
하늘의 깊이를 더하고
대지에는 푸르름을 더해 주겠지요.
이번에 내리는 봄비는
한반도를 촉촉이 적셔주는 화해와 평화의 비라고도 합니다.
이번 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우리 국민들을 넘어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내실 있는 만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우후지실(雨後地實)이라는 속담처럼
비 내린 후에 만나는 정상들의 만남이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 상생의 틀을 다지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옆길로 빠졌다.
봄비는 제철이라 여기며 내리겠지만
철모르는 수목은 푸르름이 짙은지 오래이니
아마 지각한 봄비도 그 풍경에 놀란 듯
계면쩍음에 후드득 거리며 떨어져 내린다.
계절의 상실
모 시인은 5월의 풍경을 바라보며 신록을 예찬했다.
그러나 나는 그게 옛 시인의 허사임을 본다.
지난 주말 집주변의 공원과 영산강변 등을 산책하며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매일 바라보며 사는 풍경이건만
언제 녹음이 이렇게까지 짙었더란 말인가?
철쭉꽃은 만발한지 오래이고
벌써 이팝나무꽃이며 층층나무 등의 흰 꽃들이 마구 피어나기 시작한다.
계절이 최소 보름에서 한 달 가량 앞당겨진 느낌이다.
낭패로다.
이제 신록예찬의 계절은 4월로 앞당겨져야만 한다.
5월은 신록의 삼촌격인 녹음을 예찬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식물도감이며 백과사전들은 어찌해야 하는가?
꽃의 개화시기를 비롯해서 많은 내용들이 수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정하고 나면 머잖아 다시 고쳐야 할 것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내비 둘 일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했으니
바르게 돌아가지는 않더라도 나름의 틀이 잡힐 터,
너나 잘 하고 사세요^^
이틀 동안 내린 봄비에 샤워하고 나온 풍경들이 너무 상큼하다.
출근하며 바라본 병풍산과 불태산을 감싸 안은 운우는 정말이지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출근길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 쪽으로 차를 돌려서 가까이 다가갔을 광경.....
어쨌건 비가 오니 깨끗해서 좋다.
비가 개고 난 하늘은 또 얼마나 맑고 고운 얼굴로 다가 올까?
씻은 듯이 개운한 하루되시길...
박인수의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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