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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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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180731

서까래 2018. 7. 31. 13:53

그리운 바다

/ 존 메이스필드

 

내 다시 바다로 가리

그 외로운 바다와 하늘로

내가 원하는 건 오직 돛대 높은 배 한 척

길을 안내해 주는 별 하나 그리고

물을 밀어내는 키바퀴와 바람의 노래, 펄럭이는 새하얀 돛

해면에 어린 뽀얀 안개와 훤히 트이는 동녘 하늘 뿐

 

내 다시 바다로 가리

붙잡지 못할 우렁찬 바다물결 소리는

나를 향한 거세고도 분명한 부름

내가 원하는 건 바람세차고 흰 구름 떠 있는 날

튀는 물보라, 날려가는 물거품, 울어대는 갈매기

 

내 다시 바다로 가리

정처 없이 떠도는 집시처럼

바람이 칼날 같은 갈매기의 길로, 고래 헤엄치는 곳으로

내가 원하는 건 껄껄 웃는 친구들의 신나는 얼굴과

그리고 긴 당번시간이 끝난 뒤의 고요한 잠과 달콤한 꿈

 

.................................

 

바다가,

바다의 파도소리가,

밀려왔다가 갯바위에 부딪혀 속절없이 하얗게 부서져 흩어지는 포말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숲도 그립고

그 숲속 깊은 곳의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도 그립다.

홀로 사람의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을 찾아

심심산골의 그늘진 웅덩이에 홀라당 발가벗고 누워

수풀사이로 저 멀리 푸른 하늘을 노 저어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며,

 

졸졸거리며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 매미소리, 바람소리를 벗 삼아

한잔의 신선주를 음미하던 그 여름이 그립다.

 

생각해보면 바다는 함께 어울려야 제 맛이고,

계곡은 홀로 즐겨야 제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제는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기에

소나기라도 한번 퍼붓고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도 했었다.

그런데 저녁때 쯤 조루로 물 한번 씩 뿌리고 간 것처럼 시늉만 하고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오늘의 하늘은 너무나 맑고 푸르다.

그 고운 낯빛을 배경삼아 큼지막한 흰 구름 한 조각이

두둥실 떠가는 풍경은 언제나처럼 아름답지만

왠지 예뻐 보이지 않는다.

 

이제 한 여름이라지만

아직 여름을 느껴보지 못했다.

무더위 외에는...

사실 여름이니까 무더운 건 기본이고,

또 나름대로 여름의 진수는 따로 있는 법,

더워봐야 결국은 오십보 백보 아니겠는가?

그런데 별 볼일 없이 7월 한달이 작별을 고하려 한다.

그려 가도 괜찮아.

아직 8월도 남아 있는데..

 

근데 이 사람이 더위를 먹었나?

새벽같이 일어나 달가닥거리던 아내가 갑자기 나를 찾는다.

 

거시기 아빠!”

아니, 오빠!”

어째서 냉동고가 가동이 안돼서 물이 질질 흘러

 

머시라고? 오매~~, 어째 근당가?”

근디, 진짜로 이거시 머시여?”

전기코드를 다시 한 번 힘주어 밀어 넣어보아도 냉동고는 묵묵부답이다.

그러고 보니 옆에 코드 하나가 빠져있다.

 

그저께 냉동고 청소한다고 바리바리 꺼내 놓고

몇 시간 동안을 뜨거운 방안에서 숙성을 시키드만

하루하고도 절반 정도를 냉동고 안에서 잘도 삭혔다.

 

하지만 나는 안다.

아직 환갑도 안 된 어리고 앳된 아내가 어디 건망증이 있어서 그랬겠는가?

엊그제 티비 뉴스를 보는 아내의 표정이 심각했었다.

 

항상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아내가

어찌 전력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이 한 몸 바쳐 전력난을 해소하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부러 코드 하나를 뽑아놓으니 전기소모량이 줄어들고

그냥 버리기엔 너무 무거운 음식물을 녹이고 숙성시켜

중량을 감소시켜 버리려는 알뜰함까지...

 

청소하느라 몇 바켓,

발효시켜서 몇 바켓,

사실 안 먹고 쌓아두는 음식도 많지만...

 

알뜰하고 사려 깊은 아내 덕에

냉동고 청소 깔끔하게 하고

에너지 절감을 제대로 실천했다우...

 

우리 각시 자랑하려는 건 아니었는디

알뜰한 우리 각시 자랑한 것 같아서 영 쑥스럽구만요^^

헤헤헤...

 

하지만 나는 안다.

우리 각시나 나나 모두가 더위 때문에 그런다는 걸....

ㅜㅜㅜ

그래서 바다가 그리운 건지도 모른다.

 

에이고!

다 이렇게 또 한 여름 보내는 거지요.

 

7월이 가고 8월이 가도 달력 한 장이 넘어가는 것일 뿐,

무슨 의미야 있겠습니까?

아직 여름의 한 가운데 서있을 뿐입니다.

 

유난히도 무더운 여름 그래도 절반쯤은 보냈으니

남은 여름 알뜰살뜰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보시자구요.

 

비도 별로 안 내려준 짠돌이 7월아 안뇽!!!

! 8월에는 별이 쏟아지는 동해안으로

고래사냥이나 떠나볼까나...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https://youtu.be/TTrrNoQmGVQ

 

송창식의 고래사냥

https://youtu.be/QtlHl-DZ7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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