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혼인과 독서
(星州有一士族子)
성주(星州)에 한 양반 노인이 있었다.
이 노인이 애지중지 기른 아들을 장가보내니,
글공부에 열심이던 아들이 학업을 전폐하고
매일 아내와 붙어 지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걱정이 된 노인이 아들을 불러 앉혀놓고 일렀다.
"옛글에 따르면 젊은 시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여색이라 했고,
하물며 남녀 사이의 정을 갖는 데는 분별이 있어야
가정의 도리가 이루어진다고 했느니라.
지금 너는 학문에 정진해야 할 때이니,
서울로 유학을 떠나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의 이름을 드날리게 할지어다."
이렇게 타이른 뒤
행장을 꾸려 서울로 올려 보냈다.
그런데 아들은 부친께 하직을 고하고 집을 나가서는
차마 아내를 두고 떠날 수 없어,
이웃에 방을 빌려 살면서 밤마다 담장을 넘어 들어와
은밀히 아내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오랜 시일이 지나니 자연히 유모가 알게 되자,
노인에게 아뢰었다.
"근래 집안에 참으로 괴이한 일이 있사옵니다.
도련님이 서울로 떠나간 뒤
신부가 외간 남자와 사통 관계를 가져,
매일 밤 그 종적을 숨긴 채 만나고 있사옵니다.
그러니 일찌감치 처단하심이 옳을 줄 아옵니다.“
이에 노인은 손을 내저으면서,
"그런 일이란 증거가 없으면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니라."
라고 말하면서 반신반의하였다.
그러자 유모는 밤에 지키고 있다가,
한 사내가 담장을 넘어 들어와 신부의 방으로 가는 것을 확인한 뒤
노인에게 달려갔다.
"어르신, 방금 어떤 자가 담장을 넘어 들어왔사옵니다.“
이 말에 노인은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자부(子婦) 방 앞으로 가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어떤 개 같은 놈이 감히 이런 짓을 하느냐?
이 몽둥이로 그 몸을 부수어 놓겠노라!
속히 나와서 죽음에 임하라!“
그러자 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을 보니,
곧 자신의 아들이었다.
이에 노인은 아들을 끌어안고 통곡하며 한탄을 했다.
"이 놈아, 하마터면 내 아들을 죽일 뻔했구나.
내 들었노라.
감주는 아무리 먹어도 취하지 않으며,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리 지나쳐도 손상됨이 없다 했느니라.
이제 내 허물하지 않으리니,
네 하고 싶은 대로 할지어다."
이러고 노인은 사랑방으로 들어가 버렸더라 한다.
출처: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고사성어가 적용되지 않는 게
부부간의 사랑이라네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긴긴 밤,
덥다고 등 돌리고 주무시지 마시고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도를 실천해 보는 것도 가하지 않을런지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난리부르스를 쳐도 세월은 잘도 갑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진짜로 불타는 금요일입니다.
뜨끈뜨끈한 날씨만큼이나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따끈따끈한 주말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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