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레미 드 구르몽
시몬,
나뭇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에 흐트러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다.
바람이 불면 낙엽은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여자의 옷자락 소리...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오라..우리도 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낙엽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빛깔은 상냥하고, 모습은 쓸쓸해...
낙엽은 덧없이 버려져 땅 위에 딩군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저녁 나절 낙엽의 모습은 쓸쓸해...
바람이 휘몰아 칠 때 낙엽은 속삭이듯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리라.
이미 밤은 깊고 바람이 몸에 차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
아직 가을은 요원해 보이는데,
우리는 가을을 그리워한다.
아니다,
가을이 오면 아마도 활화산처럼 뜨거웠던
이 여름을,
아니, 그때가 되면 이미 지난 여름을
사무치게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이미 가을이 오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을은 저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여름도 이미 그걸 알고 있었지.
그래서 여름이 몽니를 부리는 거여.
때가 되면 알아서 물러갈 텐데.
마치 감시라도 하는 듯,
구름 뒤에 숨어서
나무그늘 후미진 곳에서 한 발자욱씩 다가서며
지켜보는 가을이 미웠을 게야.
내 어찌 모르랴.
강한 듯 뜨거움을 내 뿜지만
가을에 쫒겨 불안해하는 여름의 눈망울을...
아직 성하의 계절이라지만
여름은 이미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하며
물러갈 채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름아!
그만큼 했으니 이제 성질머리 죽일 때도 됐다.
인자 그만 하그라!
그래도 여름이 낭만의 계절이니
젊음의 계절, 사랑의 계절이라고들 해 싸는데
웬만큼 더워야 낭만이고 지랄이고 있을 거 아녀?
여름이 적당히 더워야 여름이지
이게 어디 여름이냐?
이 무더운 여름에 꼭 우리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야하겠어?
그러니 여름아! 좋은 말로 할 때
아직 저 만큼 멀리 있는 가을을 그리워하지 않도록
남은 여름 가끔씩 소나기도 뿌리고
여름의 진수를 보여주면 좋겠다.
지칠 줄 모르는 폭염과 함께
또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됩니다.
입추가 코앞이니
더위가 물러가는 것도 새 발의 피 아닐까요.
아직도 살아 숨 쉬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지만
건강하고 알찬 한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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