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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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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 조병화/181207

서까래 2018. 12. 7. 13:37

겨울 -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다.

 

이 시기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大雪)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은 원래 재래 역법의 발생지이며 기준지점인 중국의 화북지방(華北地方)의 상황을 반영하여 붙여진 것이다.

그러므로 꼭 이 시기에 적설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다.

 

중국에서는 대설로부터 동지까지의 기간을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서,

초후(初候)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中候)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 치며,

말후(末候)에는 여지(荔枝 : 여주. 박과에 속하는 식물)가 돋아난다고 하였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난다는 믿음이 전해진다.

 

날씨가 춥다.

남녘땅 광주의 기온도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영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절기를 알려주기나 하려는 것처럼 첫눈이 내렸다.

아니,

눈이 내렸다기 보다는 눈과 상견례를 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자기의 존재를 잊어버릴까봐 인사차 잠시 왕림했었나보다.

 

이른 아침 새치같이 가는 눈발이 섬광처럼 날리는가 싶더니

첫눈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쉬울 정도의 눈이 살짝 내리다가 그쳤다.

아마도 첫눈이 너무 늦게 오는 게 민망해서

전령을 먼저 보냈는지도 모른다.

 

누가 딱히 첫눈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와도 나무랄 사람도 없을 텐데

지가 무슨 새색시나 되는 것처럼 숫기가 되게 없나보다.

 

아마도 밤에 내린다는 눈이 진짜 첫눈이지 싶다.

대설에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했으니

이왕 오려거든 몽창 내려서 내년에는 경기가 활짝 풀려서

모든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벌써 불금이다.

망할 노무 세월은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이리도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내 언젠가는 만나서 물어보리라.

그리고 부탁하리라.

너 혼자만 가는 게 아니고, 우리도 함께 가야하니,

제발, 싸묵싸묵 쉬엄쉬엄 가자고...’

 

그렇다치고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니

몸도 마음도 움츠려들려 합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그냥 가늘은 어깨 활짝 펴고 한 겨울 지내봐야지요.

뜨끈뜨끈한 구들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지만

때론 북풍한설과 벗해봄도 가하지 않을까요?

 

추위와 함께 맞이하는 주말,

부디 알차게 보내시길...

 

동경소녀의 온 세상에 눈이 내리면

https://youtu.be/jnZTJWJNyv4

 

김정호의 하얀나비

https://youtu.be/mLc5FHrVT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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