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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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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풍경 /190219

서까래 2019. 2. 19. 13:33

정월 대보름 풍경

             /유응교

흥겨운 풍물놀이 패가

집집이 찾아다니며

지신밟기를 하고

오곡으로 찰밥을 지어

소쿠리에 담아내면

나는 으레 이웃집으로

희덕거리며

찰밥을 얻으러

쏜살같이 내달렸다.

 

대보름 전날은

상자일(上子日)이라

쥐불놀이를 하였으니

빈 깡통에 바람구멍을 송송 뚫어

쇠줄로 묶어 들고

숯불을 담아 빙글빙글 돌리며

논두렁으로 내달렸다.

쥐를 잡고 벌레를 죽여

마른풀이 재가 되어 거름이 되게 하면

풍년이 들기 때문이었다.

 

아침 일찍

무병장수를 빌며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로 청주 한 잔을 억지로 마시고

살찌라고 두부를 먹은 뒤에

친구 이름 불러내어

더위를 파는 맛은 고소했다

 

해가 뉘엿뉘엿 할 무렵

생솔가지와 대나무를 잘라내어

논바닥에 달집을 지어 놓고

연을 높이 매단 후에

한해의 모든 액을 거두어 가게하고

달이 동산에 휘영청 뜨기를 기다려

불을 질러 꼬실라 대니

온 동네가 불꽃으로 휘황하고

대나무 튀는 소리가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였다.

 

어른들은

새끼를 꼬아

암줄과 숫줄을 만들어

길게 용처럼 늘어놓고

윗 뜸과 아랫 뜸끼리 줄다리기를 하여

이기는 쪽이 풍년이 든다 하였으니

벌겋게 상기된 얼굴마다

힘줄이 솟아오를 즈음

나는 잘 익은 농주를 가지러

집으로 내달렸다.

그 허연 고샅길에

슬쩍슬쩍 마시던 술에 취하여

버얼건 얼굴로

비틀거리며 달집을 돌고 돌았다.

 

그때 소원을

제대로 빌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던 걸음을

지금까지 계속하는 것이었다.

..................

 

정월 대보름이자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입니다.

오늘 슈퍼문(Super moon)이 뜬다는데

전국적으로 눈비가 내립니다.

그래도 오후 늦게 날씨가 풀려서

밤에는 슈퍼문을 볼 수 있다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뜨는 시각은 20054분경이고

가장 작은 보름달인 미니문에 비해

14%가 더 크게 보인다 합니다.

정월 대보름달을 바라보며 올해의 소원을 빌어보시지요.

가족 건강과 뜻하는 일들의 원활한 성취,

행복 등등...

 

어르신들은 정월 대보름을 큰 명절로 여기시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님들을 모셨었다.

어린 시절에는 정월 대보름은 세시풍속이 많아서

동네 축제 같은 분위기가 한참동안 이어졌었다.

 

하지만 장성해서는 정월 대보름을 쇠러

고향을 찾은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모님도 안 계신 지금,

정월 대보름은 사실상 추억 속의 명절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오곡밥이며 부럼깨기,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 빌기 등의

세시풍속만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다른 건 않더라도 슈퍼문에

간절한 소원 하나씩 정성껏 빌어보시자구요.

 

뜻하시는 일들 모두 성취하시고,

행복한 한해 보내시길 빕니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https://youtu.be/6SwiSpudKWI

 

오누이의 님의 기도

https://youtu.be/QEhSgTVZr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