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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19 보낸카톡

처용가가 생각나는 날이다./190329

서까래 2019. 3. 29. 10:38

처용가가 생각나는 날이다.

 

새벌 발기 다래(東京明期月良)

밤드리 노니다가(夜入伊遊行如何)

드러사 자래 보곤(入良沙寢矣見昆)

가라리 네히러라(脚烏伊四是良羅)

두블흔 내해엇고(二 隱吾下於叱古)

두블흔 뉘해언고(二 隱誰 下焉古)

본디 내해다마는(本矣吾下是如馬於隱)

아사놀 엇디하릿고(奪叱良乙何如爲理古)

 

이 노래에 담긴 뜻은 이러하다.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아내의 것이지만 둘은 또 누구의 것 인고

본디 내 아내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할 것인가

.................

 

! 정말 미쳤다.

이 나이에 이 무슨 미친 짓을...

정분이 날려면 곱게 나야지,

대체 이 무슨 놈의 늦바람이란 말인가?

 

나도 미친놈이지만

그년도 미친 건 마찬가지다.

서방님이 이렇게 늦바람이 나서

이쁜년들과 어울려 밤늦도록 쏴다니는 꼴아지를 알면

아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뜻은 아니었다.

아마도 술 탓일 터이다.

술에 취해 심신미약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니

어쩌면 착한 아내가 한번쯤은 용서해 줄지도 모른다.

 

~~~ 그랬다.

어제도 가까운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당연히 주님도 함께하셨다.

 

많이 마시지도 않았지만

정신이 몽롱하니 기분 좋을 만큼 마시고

사무실에 들렀다가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밤은 어쩐지 그녀를 만나야할 것 같았다.

아 그런데, 이 이쁜 것이 내가 올 걸 어찌 알았는지

너무도 곱게 단장을 하고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나 예쁘던지 내 입에서 욕이 먼저 튀어나왔다.

미쳤구만, 미쳤어~~~

그리고는 자정이 되도록 그녀와 시간을 보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그랬었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너무나 좋았기에~~~

 

어제 낮에 점심산책을 하며

운천지의 벚꽃도 피었으리라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까지 절정을 이루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

감탄사인지 욕인지는 모르지만,

미쳤구만, 미쳤어란 말의 반복이었다.

 

밤에 본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대낮에 바라보는 풍경은 더 아름다울 것이다.

사무실 주변에 서있는 한그루 복숭아나무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정말 미친 계절이다.

 

누가 뭐래도 봄만큼 아름다운 계절은 없다.

봄 중에서도 이 시기가 절정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계절에는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가며

즐길 줄도 알아야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물론 모르는 사람들은 후회하지도 않는다.

후회하고 자시고 할 게 없으니까.

 

오늘 낮엔 아내 몰래 운천지를 찾아

어제 밤에 못다 쌓은 만리장성을 쌓아보련다.

 

이봐! 친구들아 봄맞이 가자스라~~~

 

3월과 함께 또 한주가 가나봅니다.

가는 세월이야 야속하지만

죽은 가지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잔인한 사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주말 이틀은 고스란히 봄의 품에 안겨볼 생각입니다.

하루는 사랑하는 벗들과 함께,

그리고 또 하루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화창하고 아름다운 봄날의 주말,

어느 때보다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앤딩

https://youtu.be/tXV7dfvSefo

 

오연준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https://youtu.be/gmYKtSv6J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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