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가가 생각나는 날이다.
새벌 발기 다래(東京明期月良)
밤드리 노니다가(夜入伊遊行如何)
드러사 자래 보곤(入良沙寢矣見昆)
가라리 네히러라(脚烏伊四是良羅)
두블흔 내해엇고(二 隱吾下於叱古)
두블흔 뉘해언고(二 隱誰 下焉古)
본디 내해다마는(本矣吾下是如馬於隱)
아사놀 엇디하릿고(奪叱良乙何如爲理古)
이 노래에 담긴 뜻은 이러하다.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아내의 것이지만 둘은 또 누구의 것 인고
본디 내 아내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찌할 것인가
.................
아! 정말 미쳤다.
이 나이에 이 무슨 미친 짓을...
정분이 날려면 곱게 나야지,
대체 이 무슨 놈의 늦바람이란 말인가?
나도 미친놈이지만
그년도 미친 건 마찬가지다.
서방님이 이렇게 늦바람이 나서
이쁜년들과 어울려 밤늦도록 쏴다니는 꼴아지를 알면
아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뜻은 아니었다.
아마도 술 탓일 터이다.
술에 취해 심신미약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니
어쩌면 착한 아내가 한번쯤은 용서해 줄지도 모른다.
아~~~ 그랬다.
어제도 가까운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당연히 주님도 함께하셨다.
많이 마시지도 않았지만
정신이 몽롱하니 기분 좋을 만큼 마시고
사무실에 들렀다가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밤은 어쩐지 그녀를 만나야할 것 같았다.
아 그런데, 이 이쁜 것이 내가 올 걸 어찌 알았는지
너무도 곱게 단장을 하고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나 예쁘던지 내 입에서 욕이 먼저 튀어나왔다.
미쳤구만, 미쳤어~~~
그리고는 자정이 되도록 그녀와 시간을 보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그랬었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너무나 좋았기에~~~
어제 낮에 점심산책을 하며
운천지의 벚꽃도 피었으리라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까지 절정을 이루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
감탄사인지 욕인지는 모르지만,
“미쳤구만, 미쳤어”란 말의 반복이었다.
밤에 본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대낮에 바라보는 풍경은 더 아름다울 것이다.
사무실 주변에 서있는 한그루 복숭아나무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정말 미친 계절이다.
누가 뭐래도 봄만큼 아름다운 계절은 없다.
봄 중에서도 이 시기가 절정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계절에는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가며
즐길 줄도 알아야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물론 모르는 사람들은 후회하지도 않는다.
후회하고 자시고 할 게 없으니까.
오늘 낮엔 아내 몰래 운천지를 찾아
어제 밤에 못다 쌓은 만리장성을 쌓아보련다.
이봐! 친구들아 봄맞이 가자스라~~~
3월과 함께 또 한주가 가나봅니다.
가는 세월이야 야속하지만
죽은 가지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잔인한 사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주말 이틀은 고스란히 봄의 품에 안겨볼 생각입니다.
하루는 사랑하는 벗들과 함께,
그리고 또 하루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화창하고 아름다운 봄날의 주말,
어느 때보다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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