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道場)
시장 밑바닥에 굴러다니던 삼돌이란 놈이
세상이 시끄럽다고 큰 산을 찾았다
석파(石破) 스님이 된 삼돌이
그러나 절간도 소란스럽다고 암자에 나앉았다
하지만 암자의 목탁소리도 번거로워
토굴을 파고 그 속에 홀로 묻혔다
토굴의 벽을 맞대고 열두 달은 지났는데도
천만 잡념이 꼬리를 물고 놓아주질 않았다
그러구러 서너 해가 바뀌던 어느 여름날 밤
한 마리 모기에 물어뜯긴 석파
문득
문제는 세상이 아니라 제 몸인 것을 알았다
그래서 토굴을 박차고 다시 시중으로 내려와
팔도 잡패들이 득실거리는 시장 바닥에
자리를 펴고 앉아 자신을 다스리기로 했다
조약돌을 닦는 것은 고요한 물이 아니라
거센 여물이 아니던가
수십 성상이 지나 석파의 머리도 세어졌다
어느 날 천둥이 그의 머리를 깨고 지나갔는데
세상을 내려다보니
모두가 다 부처요,
보살 아님이 없었다.
(임보·시인, 1940-)
오는 듯 마는 듯
비는 내립니다.
천국도 극락도 모두 내 마음 속에 있다합니다.
저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제가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부처요,
보살님인줄 알고 살았습니다.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더라구요~~
근데 그게 제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걸까요?
에고...
날이 흐려서 아마도 날궂이를 하나봅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긴 하는 데...
진짜로 이상한 건
지금도 그대가 부처로 보이고
보살로 보이니 이를 어쩐답니까?
사람을 눈으로만 본답니까?
마음으로도 그대를 봅니다.
꾸물꾸물한 날씨지만
그저 마음속에 밝고 환한 기운이 그득한
하루이시길 빕니다.
권인하 등 “비오는 날의 수채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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