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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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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190429

서까래 2019. 4. 29. 13:09

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 황지우

 

!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꽃팝 튀겨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갈 일이다

 

눈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소리--나무 한 그루

이 지상에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뜨면, 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블라우스에 그 꽃그늘 받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 이 세상 한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內藏寺 가는 벚꽃길; 어쩌다 한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 시집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떠난 님을 기다리듯

작년에 떠나간 봄을 기다리고

봄의 화신 벚꽃이 피기를 고대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벚나무엔 벌써 팥알 만한 버찌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팝콘 같은 벚꽃이 사라진 자리를

하얀 쌀밥 같은 이팝나무 꽃이 가로변을 수놓고 있다.

 

요즘은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심은 곳이 많다.

그런데 이상한 건

벚꽃은 아무리 많이 피어도 그저 좋은데

이팝나무 꽃이 가로변을 수놓고 있으면 왠지 질리는 느낌이다.

 

어떤 꽃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고

어떤 꽃은 희소성을 따진다는 게 우습지만

그게 현실이다.

 

풀꽃들도 그렇다.

코스모스나 유채꽃 같은 꽃들은 아무리 많이 피어있어도 좋기만 한데

금계국이나 데이지 같은 꽃들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처음으로 금계국과 샤스타데이지를 만났을 때

너무 아름다운 꽃이라 여겼다.

지금도 아름답기는 매 한가지인데 너무 많다보니 노란 꽃 하얀 꽃이 지겹게 느껴진다.

 

뜬금없이 무슨 꽃타령 인지 모르겠다.

 

메마른 대지와 마른 나뭇가지에 새 생명을 불어 넣고

잔인한 달 4월이 꽁무니를 빼려한다.

4월이 감을 아쉬워함인지

하순에는 비가 자주도 내린다.

 

비도 오긴 와야지.

하지만 너무 자주 오니 지겹다.

비도 내리려거든 비답게 내리고 말았으면 좋겠다.

 

4월은 종말을 고하려하지만

또 새로운 한주는 시작된다.

머물 수 없는 계절의 흐름을 탓해 무엇하랴?

 

봄비가 추적추적 제법 비답게 내리는 월요일,

사월과 오월이 교차하는 한주,

한주의 시작도 오월의 시작도 알차고 활기찼으면,

그리고 여왕의 계절 5월엔 모두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월과 오월의 장미

https://youtu.be/4q7E74fLrZA

 

사랑과 평화의 장미

https://youtu.be/V7q5Gtd5JIY

 

장현의 빗속의 여인

https://youtu.be/zoxPU592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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