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 나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 도종환 -
날씨가 춥지요.
올겨울 들어 출퇴근하면서 차에 표시되는 외부기온이
영하를 나타낸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몸으로 전해져오는 느낌도 이제 겨울이구나 싶구요.
참,
어제는 저녁시간에 잠시 눈발이 날리더군요.
눈이라고는 할 수 없고
눈발이 나폴나폴 날아 다니길레
첫눈이 내리려나 했는데
왠걸 대충 공중에서 지네들끼리
날아다니며 희희덕 거리며 놀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더군요.
허망한 것들...
아마 제가 본 게 눈이 아니고
환상을 본건지도 모릅니다.
어쨌건 여기는 아직 첫눈은 안 내렸습니다.
눈발이 날아다녔을 뿐이지요.
내일이 대설이라는데
내일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첫눈이 내리겠지요.
또 눈이 안 내리면 어떻습니까.
찬바람에 발가벗고 오돌오돌 떨고 있는
나무들만 바라보고 있어도 겨울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몸도 마음도 덩달아 움츠려들게 마련입니다.
겨울이니까 추운 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북풍한설 몰아치는 한 겨울에도
벌거벗고 서있는 나무들은 언제나 의연합니다.
인생도 계절처럼 돌고 돌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게
자연의 이치일 겁니다.
우리가 인생의 겨울을 맞이했을 때,
지난 여름날의 뜨거웠던 열정과
가을날의 아름다운 추억들...
그리고 땀 흘리며 일하고
울고 웃으며 살아온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입가에 따사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한 겨울의 나무들처럼 그렇게 앙상해 보일지라도...
기온은 차지만
가슴에는 뜨거운 열정이 넘치고
마음만은 항상 따사로운 나날 되시길 빕니다.
12월의 첫 주말 행복하게 보내소서^^
김세화의 “겨울이야기”
김범수, 박정현의 “하얀 겨울”
'카톡카톡 > 2019 보낸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선물/191212 (0) | 2019.12.12 |
---|---|
늘 혹은/ 조 병화/191210 (0) | 2019.12.10 |
읍참마속(泣斬馬謖)/191205 (0) | 2019.12.05 |
나에게 이야기하기/이어령/191204 (0) | 2019.12.04 |
남겨진 가을/ 이재무 /191129 (0) | 2019.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