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 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사무실에 앉아 열심히 업무를 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맙소사, 세상에나.....
온 세상이 백설로 뒤덮여 있습니다.
정말이지 주먹 만한 눈송이들이 펑펑 쏟아져 내립니다.
잠깐 동안에 쌓인 눈이 족히 1미터는 쌓인 것 같습니다.
내가 60평생을 살면서
눈이 이렇게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는 건
난생 처음 보는 진풍경입니다.
실내에 계신 분들은 한번 창밖을 내다보세요.
너무나 아름다운 순백의 세계가 펼쳐져 있어요.
원, 세상에~~
모처럼 눈이 내리는 건 좋은데
이렇게 한 시간 정도만 눈이 더 내린다면
족히 2~3미터까지 눈이 쌓이지 싶습니다.
소리도 없이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아름답고 탐스럽기는 하나
문득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 이러다가 잘못하면 도시의 미아가 될지도 몰라.
눈아 이제 제발 그만 그쳐다오~~~~
엉겁결에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
눈을 부비고 창밖을 바라보니
갈색 잎사귀 몇 개를 달고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바람에 건들거리고 있네요.
이런 젠장~~
오후의 나른함에 잠시 졸다가 꿈을 꾸었나 봅니다.
지난번에 보았던 겨울왕국2의 영향인지
눈 구경을 시켜주지 않는 겨울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별스런 꿈을 다 꿉니다.
12월도 하순을 향해 가는데 아직 눈 소식은 없습니다.
제가 눈을 별로 좋아 하는 것도 아니고
눈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하얀 눈을 맞으며 하염없이 걸어 보고픈 마음뿐이지요.
헤헤헤~~~
겨울에는 눈도 적당히 내려야 겨울답지요.
눈 구경하기가 힘들어 넋두리 한번 해봤습니다.
위에 있는 백석의 시는 눈이 푹푹 내리는 겨울밤을 배경으로
부정적인 현실로 인해 고뇌하는 화자가
낭만적 세계를 꿈꾸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데,
화자는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이러한 사랑을 이루기 힘든 현실에 고뇌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여인이 함께 이상적 세계인 ‘산골’로 가자고 하는 상상을 통해
화자는 현실을 초월한 이상과 사랑에 대한 의지와 소망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면 추워진다더니
아직 추위를 느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
건강에 유의하시고 오늘도 행복하시게요^^
닥터지바고 OST “Somewhere my Love”
폴모리아 연주곡 “눈이 내리네”
실바토레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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