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 시 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어슴푸레 동이 트는 새벽녘
누군가가 엉덩이를 발로 톡톡 찬다.
“야! 일어나!”
“아니, 왜 그러시오? 부인”
“일어날 시간됐어.”
“예, 부인! 알았소이다.”
눈을 부비고 부엌으로 가서 가스렌지에 냄비를 올리고
참기름을 대충 눈대중으로 3스푼정도 둘러준다.
소고기가 눌러 붙지 않도록 냄비를 데운 다음
소고기를 넣고 달달 볶다가,
소고기가 대충 익자 어제 밤에 불려놓은 미역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
그리고 소고기와 미역에 간이 배이도록
조선(국)간장을 넣고 끓이다가
어제 밤에 밥을 안치면서 받아놓은 쌀뜨물을 부어준다.
밑간은 간장 세 스푼 정도만 하고
나중에 다시 국간장이나 액젓 또는 소금으로 간을 맞춰야 하는데,
밑간을 너무 확 부어버려서 너무 짜다.
어쩔 수 없이 물을 추가해서 대충 간을 맞추고,
마늘은 다져놓은 게 없어서 칼로 얇게 저며서 넣어주고
한참동안 팔팔 끓여주면 미역국 완성이다.
어제 밤에 예약해 놓은 밥은 퍼주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김장김치 한 접시 담으니 아침식사 준비 끝이다.
“부인, 아침식사 드시지요”
밥 한 그릇에 미역국 한 그릇, 그리고 김치 달랑 한 접시
생일상치고는 완전 간소한 밥상이다.
“부인 생신을 감축드리오!”
“써방님, 잘 먹겠나이다”
오늘이 아내의 59번째 생일이다.
생일마다 미역국은 끓여주지만
이번에는 맛있게 끓여보려고 나름 레시피도 보고
국을 끓였는데 밑간을 너무 세게 해서
약간 짜긴 했어도 맛은 괜찮았지 싶다.
아내의 생일을 까먹고 지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번에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 휴대폰 카렌다에서 알려준 문자를 보고서야 알았다.
한두 번 맞이하는 생일도 아니고
매년 돌아오는 생일이니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마는
생일인데 미역국은 먹어야하니 아침은 대충 먹고
저녁이나 푸짐하게 먹으면 될 일이다.
그래도 내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
이쁜 각시를 낳아준 장모님께 감사드려야할 것 같다.
아내에게 전할 말은 류시화 시인의 시로 대신한다.
류시인께서는 어떻게 남의 마음을 그렇게 잘 알고
이런 시를 썼는지 사뭇 궁금하다^^
“저는 지금도 부인이 그립소이다.^^”
주중에 크리스마스가 있어서인지
일주일이 빨리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2019년의 마지막 주말,
아쉬운 만큼이나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야하지 않을까요?
부디 그리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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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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