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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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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을 수 없던 길 /200226

서까래 2020. 2. 26. 19:36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 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 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 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우리 모두 가고 싶지 않은 길,

가지 않아야할 길을 간다.

선택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안 갔겠지만

선택하지도 않았고,

원치도 않은 길로 이미 깊숙이 들어서 버렸다.

최상의 방책은 최대한 신속히 이 길을 벗어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려고

노심초사하며 묵묵히 병마퇴치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또 다른 사악한 무리들은 파국을 바라기라도 하는 듯

위선과 악행을 일삼는다.

 

또 어떤 족속들은 마치 물 만난 고기라도 되는 듯

밥그릇 챙기기에 신바람이 나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탐욕스러운 세치 혀를 마구 날름거린다.

 

하늘이 무심한 탓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는데

영웅은 안 보내줄망정

폐기처분되어야할 저런 쓰레기들이나 좀 거두어 가주시지...

눈앞의 탐욕에 눈멀어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고사도 잊고

마치 난파하라고 고사라도 지내는 듯한

치졸한 행태에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하는 짓들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요,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살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난국이 하루 빨리 수그러들기를 바랄 뿐인데,

그 날이 언제쯤 오려는지 모르겠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많은 분들이 피땀흘려가고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미치갱이 같은 족속들이 설쳐대지만 않는다면

머잖아 코로나의 기세가 꺽이리라 믿습니다.

 

모쪼록 작금의 고난과 아픔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게 심난하고 답답하지만

건강 유의하시고,

몸이라도 편안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양희은의 한계령

https://youtu.be/RLevdLXYWwo

 

나윤선의 아리랑

https://youtu.be/whpKI2UtQ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