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다는 것은
/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아직 그대가 그리운 것은
내 마음 속에 그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외려 그것이 나를 고독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표현을 참 많이도 사용했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런 표현을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우리 또래에서는 지금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은 아닌 것 같다.
특히나 모르긴 몰라도 젊은 친구들이 이런 고루한 표현을 쓸리는 만무할 것이다.
그리고 요즘같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군중 속에 들어갈 일이 무어있겠는가?
그래서 현대인들은 고독을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외롭고 쓸쓸하고 허무함을 느낄지는 몰라도...
해서 언젠가는 고독을 돈 주고 사서 씹어야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고독한 것과 쓸쓸한 것의 차이를 나는 모른다.
그저 비슷한 것이려니 하고 느낄 뿐,
허나 분명 차이는 있을 것이다.
씹는 것과 느끼는 것과의 차이겠지만...
그래 오늘도 씹고 살자.
고독도 인생도 씹어가며 살자.
쓸쓸하지 않고 고독하다는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우스운 얘길 진 모르지만,
아직 내겐
소망도 그리움도
그리고 그대도
아직은 내가 품고 살아간다는
의미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느껴지는
이 허전함은 무슨 연유인지,
허전함은 느껴야 하는 건지
씹어야 하는 건지도 알 수가 없다.
벌써 한 여름이다.
주여!
아름다운 봄날은 너무 짧았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원래 미처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는 게 계절이니까,
찌는 듯한 여름가고 가을가고
또 지루한 겨울이 지나면
철을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를
봄이 천연스런 낯으로 다시 찾아올 테니까요.
유월도 두 번째 주로 들어서나 봅니다.
코로나19에다 유난히 일찍 찾아온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지만,
어차피 모두 이겨내야지요.
유월의 둘째 주를 열어가는 월요일,
꿈과 희망을 안고 활기차게 열어가시길 빕니다.
이숙의 “슬픔이여 안녕”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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