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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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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빈다 /나태주/210528

서까래 2021. 5. 28. 10:51

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여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나태주

 

비가 예보된 금요일 아침이지만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청명하고

따사로운 햇살이 쨍쨍 내리쬔다.

 

유난히도 비가 잦았던 금년 봄이다.

거의 하루걸러 비가 내리고

예년에 비해 비오는 날이 곱절이 넘는단다.

 

5월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6월은 출발선에서 바통을 넘겨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

그런데 그 옆에 누군가가 여유롭게 웃으며

뒤쪽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저만치서 봄이란 녀석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오고 있다.

 

이어서 봄의 하소연 소리가 들린다.

예전에는 6월부터 8월까지를 하절기라고 했지만

봄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고 있어

5월 중순이면 사실상 봄이 끝나는데,

6월이 되어야만 여름이 바통을 이어 받으려 한다고

더워서 더 이상 봄을 못해 먹겠다고 한탄을 한다.

 

옆에서 듣고 있자니 대충 수긍이 간다.

여름의 횡포인지 있는 자의 여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여름도 너무 오랜 기간을 통치하기엔 지겹고 지루할 것이다.

 

무언가가 불공평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균등 분할되어야 마땅하거늘

하늘은 어찌하여 이 불문율을 어기시는 것인지?

 

이때 귓전을 때리는 지엄하고 묵직한 음성이 들려오나니

"다 네놈들이 저지른 짓이니

네놈들이 당연히 감수해야 하느니라"하신다.

 

주말을 보내고 나면

5월의 꼬랑지만 살짝 남게 됩니다.

 

어디 계절이란 게 칼로 무우 자르듯

오늘까지는 봄이고 내일부터는 여름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절기의 흐름이 바뀌어 감을 느낍니다.

 

새삼 기후변화를 논할 필요는 없겠지만,

후세대들이 어찌 살아갈지 걱정스럽습니다.

 

각설하고

5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내일 모레는 맑은 날씨라니,

소나기에 깔끔하게 샤워하고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여왕님의 아름다운 뒤태 감상하시며

여름날의 행복을 꿈꾸는 휴일 보내시길 빕니다.

 

캔의 "내생의 봄날은"

https://youtu.be/XBOccq5vRlA

 

서수남 하청일의 "즐거운 여름"

https://youtu.be/tHkMWKIeF4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