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
상쾌한 아침이다.
상큼하고 싱그러운 청포도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일년의 절반이 훌쩍 지나가고 하반기로 들어선다.
본격적인 여름이다.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시원한 얼음 막걸리를 한 사발 마련해 주면 안 되겠니?
일년의 절반을 보내버린 아쉬움 보다는
아직도 절반이나 남아있는 올해를 얼마나 알차고 행복하게 보낼지
기대감에 가슴설레이는 하루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삼년고개 이야기를 아시나요.
어릴적에 우리마을 앞에 삼년고개라는 언덕이 있었지요.
한번 넘어지면 삼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그런데 동네에서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고 싶어하는 이웃집 할배가 그만 실수로 이 고개에서 넘어져서
삼년밖에 못산다며 시름시름 앓으셨지요.
하루는 제가 병문안을 가서 이런 말씀을 드렸지요.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산 것은 삼년고개에서 수도 없이 많이 넘어진 덕분입니다.
삼년고개에서 한번 넘어지면 삼년이요.
두번 넘어지면 육년,
열번 넘어지면 삼십년을 산답니다.
그 후로 이 할배가 기운을 차리고 매일 아침운동 삼아 삼년고개에서 넘어지기 시작했지요.
제가 목격한 것만해도 마흔 아홉번인가 될겁니다.
그러다가 이 할배가 일흔 아홉되던 해 여름에 이 고개에서 넘어지다 타박상을 크게 입어서 회복하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이레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이 있지요.
제가 아침운동을 시작한지 삼일이 되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실행하고 있으니 작심삼일은 지킨 셈이지요.
작심삼일 백번만하면 일년동안 실행이 됩니다.
그런데 말이 쉽지 마음을 다잡는다는 게 어디 그리 쉽습니까?
이미 강산이 변할 세월도 지나 이제는 까마득한 옛일이 되어버렸지만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 먹는 일이 어찌 그리도 어려웠는지 모릅니다.
아마 결심하는데 십여년을 허비 했을 겁니다.
그리고는 실행을 했지요.
무릇 작심을 자주 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초심을 유지하는 게 더 편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초심을 유지하기로...
6시에 기상해서 옷만 챙겨입고 길을 나서 삼각산까지 다녀와서 9층 계단까지 오르면 아침운동 끝.
시각은 대략 7시 20분,
씻고 출근하면 딱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나서서 영산강변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다녀왔다.
이렇게 한달만 운동하면 우리 아내가 한라산이 아니라 에베레스트도 오를 수 있을것 같다.
겨우 삼일째인데도 몸이 새털처럼 가벼움을 느낀다.
그런데 가슴부위가 아프다.
팔이며 상체를 많이 움직이기 때문인데 일주일쯤 지나면 몸이 적응할 것이다.
밤에는 이틀에 한번 정도 가볍게 한시간 쯤 공원과 강변을 산책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래 초심도 지키고 건강도 지키자.
헌데 장마가 변수다.
한두번 겪어본 것도 아니고 매일 하다가 하루만 안해도 몸이 근질근질한데
며칠이 지나면 거기에 적응해버린다.
그래도 이번에는 작심삼일 보다는 초심으로 밀어붙여볼 심산입니다.
헤헤헤~~~
헷소리가 길었지요.
나름대로의 다짐입니다.
후회도 되구요.
내몸 가꾸는 일을 왜 그리 게을리했는지?
7월을 시작하는 첫날 밝고 활기차게 열어가시고
하반기에는 전반기에 못이룬 일들 모두 성취하시기를 비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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