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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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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꾸따 해변을 걷다. /220704

서까래 2022. 7. 7. 11:35

 

발리 꾸따 해변을 걷다.

 

꾸따 해변은 발리의 서측 해변이다.

그래서 일몰이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하는데

어제는 어쩌다 보니까 일몰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마지막 밤이니 필히 일몰을 보아야겠다.

 

어제는 숙소에 여장을 풀고 잠시 쉬다가 해변으로 향했다.

 

세시반에 아기 바다거북이 방생을 한다기에 시간에 맞춰나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좀이 쑤셔 그냥 있을 수가 없다.

휴대폰 같은 소지품을 아내에게 맡기고 바다로 향했다.

 

당초에 바다에 들어갈 복장이 아니고

그냥 반바지에 편한 복장이라서 발만 담글 생각이었는데,

밀려오는 파도에 바지가 젖는다.

 

이왕 버린 몸,

첨벙첨벙 파도를 향해 걷는다.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와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즐긴다.

그렇게 한 시간여 가량 파도를 즐기다 나오니,

연기됐던 거북이 방생이 시작된다.

 

갓 부화한 아기거북이들이 한결 같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걸 보며 생명과 자연의 신비를 느낀다.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 풀장의 온수탕에서 잠시 머물다

숙소에 들어와 아들과 간단히 술 한 잔을 하고,

 

아들녀석은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나갔는데,

잠도 오지 않고,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해변 모습은 눈에 삼삼하다.

 

해서 홀로 해변으로 향했다.

해변가 상가나 벤취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나

바닷물이 밀려오는 해변에는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잠깐만 거닐을 심산으로 신발을 벗고

밀려오는 파도를 벗 삼아 발리해변을 걷는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에서

파도가 집어삼킬 듯이 밀려와서는 발밑에서 부서진다.

 

어쩌면 위험한 행동이겠지만

오히려 아무도 없으니 편하고 두렵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그렇게 열시가 넘은 발리해변을 한 시간여 동안 홀로 걸어 다녔다.

아마도 이런 일은 평생에 한번이면 족할 것이다.

내게는 잊을 수 없는 너무나도 환상적인 경험이고

추억의 밤이었지만 아내와 애들에게 잠시나마 걱정을 끼쳤다.

그저 미안할 따름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아침 여섯시에 기상하여 아내와 해변산책에 나섰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발리해변의 끝은 어디일까?

한 시간 이상을 걸어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두어 시간 동안 산책을 즐겼다.

발리해변의 모래는 가늘고 단단해서 걷기에 아주 적합하다.

 

오늘은 어차피 해변부근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역시 여름을 제대로 즐기는 데는 바다만한 게 없다.

 

계곡은 편하고 아늑하긴 하지만 뜨거운 열정이 없다.

마음먹고 놀기에는 바다가 최고다.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다보면 거의 항상 후유증이 남는다.

 

하지만 그건 여름을 제대로 즐겼다는 훈장에 다름 아닐 것이다.

 

오늘도 날씨가 쾌청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름이니까 더운 거고,

또 이를 극복하고 즐기는 것은 본인들의 몫일 겁니다.

 

무덥지만 즐기는 하루이시길 빌고,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활기차게 열어 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