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默想)
내가 부지런히 걸으면
없던 길도 생기지만
내가 걸음을 멈추면
있던 길도 없어진다.
가지치기를 잘하면
실한 열매가 열리지만
가지치기를 잘못하면
열매 키울 힘을 빼앗긴다.
날마다 뜨는 태양도
날마다 뜨는 달님도
하룻길 동행이다
그 하룻길도 멈출 날 온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과
봉해 놓은 편지는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사는 일도
사람과의 관계도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우거지게 된다.
―김민수/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니 중에서
바람이 분다.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
이제 동남해안에 상륙할 시각이지만
스쳐지나간 곳들의 피해는 예상했던 것보다
심하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태풍이 직접적으로 지나치는 지역에
얼마나 큰 생채기를 남길지는 알 수 없지만
착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곳 광주에서는 창문을 열지 않으면
태풍이 부는지 비가 내리는지도 모를 정도로 잠잠했다.
아침운동 길에는 제법 바람도 불고
마른 나뭇가지들이 바닥에 수도 없이 널 부러져 있었지만
별다른 피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영산강물도 평소와 별 차이 없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자연의 힘 앞에 한없이 초라하고,
생로병사를 피해갈 수 없는 게 인간의 숙명이다.
살다보면 가슴아픈 일들이 많다.
이번 태풍도 예상보다 피해가 적다지만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이요 상처일 것이다.
기쁜 일들이
기뻐할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아침,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으셨기를 빌고,
오늘도 활짝 웃는 하루이기를 빌어봅니다.
햇빛촌의 "유리창엔 비"
박경희의 "저 꽃속에 찬란한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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