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집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이육사(李陸史). <청포도>
장마와 함께 6월이 가고,
청포도의 계절 7월이 왔습니다.
벌써 한해의 절반이 훌쩍 지나간 거지요.
비가 내립니다.
오늘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보았으나
아침 일찍부터 비가 내릴 줄은 몰랐습니다.
아침운동을 나서는데 바닥이 젖었기에
“어! 새벽에 비가 내렸었나보네”라며
밖으로 나서 보니, 가는 이슬비가 내리기에
설마하니 비가 얼마나 내리랴는 마음에
그냥 나갔더니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져서
아침부터 내외간에 비에 젖은 새앙쥐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비가 오니 기온은 제법 선선하지 싶습니다.
지난 며칠간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무더위와 열대야까지 겹쳐서 호된 여름의 신고식을 치러야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고,
계곡과 그늘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일요일에는 잠시 장성호 수변길을 찾았는데,
장성호의 물은 거의 만수위에 가까운데도
바라다보는 눈만 시원스러울 뿐,
미처 그늘지지 못한 곳을 지날 때면
따가운 햇살이 정신을 반쯤 빼앗아 가더군요.
그래선지 자연스레 토요일에 다녀왔던
지리산 한신계곡이 그리워지더군요.
귀청을 찢어놓을 듯 우렁차고 시원스런 물소리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힘차게 흘러내리던
얼음같이 차가운 한신계곡의 물줄기가 눈앞에 아른 거렸지요.
시원스러운 한신계곡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비가 제법 많이 내리려나봅니다.
엘리뇨 현상으로 국지성호우에다 태풍도 심할 거라고 합니다.
장마는 이번 주가 고비일거라 하는데,
태풍은 두 번째고 일단은 장마철부터 무사히 잘 보내야겠지요.
상큼한 청포도의 계절 7월에도 항상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여름나시길 빕니다.
(음표)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음표) 조장혁의 “비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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