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3 보낸카톡

비 / 한용운 /230705

서까래 2023. 7. 5. 09:39

/ 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

세상 사람들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

 

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

당신에게 가서 사랑의 팔에 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

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

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 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 옷을 입고 오시면,

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

나의 눈물을 가져가신대도

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

 

영산강물이 탁류가 되어 힘차게 흘러내리는 걸 보니

어제 밤에도 제법 많은 비가 내렸었나 봅니다.

지역에 따라 비가 많이 내린 곳도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작년에 비해 얌전하게 비가 내리는 듯합니다.

 

사실 지금이야 수리시설도 잘 되어있고

저수지며 댐들이 많이 건설되어 있어

비의 의존도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매번 하늘의 처분에 따라 울고 웃어야 하는 게

미약한 우리네 인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들 소시적만 해도 농경사회였고

천수답도 많아서 비가 오지 않으면 모를 심지도 못하고,

심어놓은 벼들도 빨갛게 타들어가고

덩달아서 농부들의 마음도 검게 타들어가곤 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모두 지난 얘기들 이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바램과 하늘의 뜻이 다를 때는

그저 하늘만 쳐다보게 되는 건 매 한가지입니다.

 

길고 지리한 장마철이지만

지금처럼만 적당히 비도 뿌리고

햇살도 내리 쪼이며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무덥고 습한 날씨지만

또 한 여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보시게요.

 

(음표) 바람꽃의 비와 외로움

https://youtu.be/1vxOZYmc0Vk

 

(음표) 배따라기의 비와 찻잔 사이

https://youtu.be/d7nhW-tPkEw

'카톡카톡 > 2023 보낸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찬가/롱펠로우/230711  (2) 2023.07.11
나를 달래는 시간 /230707  (0) 2023.07.07
청포도 /이육사/230704  (0) 2023.07.04
광야(曠野)/이육사/230629  (0) 2023.06.29
또 한여름/김종길/230627  (0) 2023.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