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꼬마 아이가 내게 물었다.
"아저씨는 어른이에요?"
어른의 사전적인 의미는
"다 자라서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이라는 뜻인데 과연
내가 그런가라고 생각하니
머뭇거리게 되었다.
생각이 많아진 나는
오히려 꼬마 아이에게 되물었다.
"그래, 네가 생각하는
어른은 어떤 사람이니?"
내 물음에
꼬마 아이는 망설임 없이
손가락을 접으며 말했다.
"어른은 아파도 울지 않아야 하고,
길도 잘 찾아가야죠.
그리고 매운 것도 잘 먹고,
슬퍼도 울면 안 되고,
엄마가 없어도 잘 자야 하고,
놀지도 못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되기 싫은데 되는 게 어른이죠."
꼬마 아이가
너무 잘 이해하고 있어서
나는 아무 말도 덧붙일 수 없었다.
- 참 잘했어요 중에서
진짜 어른은 없다.
마음속에는 세살짜리 꼬마가 들어앉아있는데,
그냥 어른인 척,
어른스러운 척하며 살아가는 게
어른이라는 사람들의 참 모습은 아닐까?
하지만 책임과 의무는 따르니,
결국은 세살짜리 아이에게 짐만 지워놓은 모양새다.
그래서 어른이란 존재는 힘겨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연이어 이삼일 비가 내리니 이제 제법 가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한 낮이 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지금의 느낌은 그렇습니다.
이제 잔혹했던 8월도 겨우 이틀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겹고 고달팠던 시절도 지나고 나면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세월의 흐름은 항상 아쉬움을 남기게 마련입니다.
해서 시간시간을 금쪽 같이 아끼며 살아야겠지만,
마음뿐이고 실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남은 이틀 동안이라도 지난 여름에 미련이 남지 않도록 지내보면 어떨까요.
가는 여름이 아쉬워서 지지난주 토요일에 다녀왔던
하늘아래 첫 동네라 불리웠던
무주구천동의 어사길과 백련사 풍경 올려봅니다.
여름아!
안녕!
(음표)채은옥의 "빗물"
https://youtu.be/l-QvAILopgg?si=RNskS6-_Ki6c9ySb
(음표) 바람꽃의 "비와 외로움"
https://youtu.be/_jqMzllSZSk?si=HpBsb1ifjy9bEA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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