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 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 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 문 병란
달도 차면 기운다 했다.
엊그제 슈퍼 블루문이 뜬다고 호들갑을 떨었었는데
오늘 아침 서쪽하늘을 바라보니
크고 둥글었던 슈퍼문은 벌써 반달에 가깝게 기울어 있었다.
가을은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이다.
들판은 황금물결로 넘쳐나고
나무들은 화려한 빛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풍성한 수확과 화려한 치장은 이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아직은 9월에 불과하다.
9월은 그저 오감으로 즐기고 기쁨을 나누는 시기는 아닐까.
잠시 여름을 보낸 아쉬움에 젖어도 괜찮다.
하지만 고독과 쓸쓸함은 늦가을의 몫이다.
지금은 가을의 풍취를 즐겨야할 시기다.
9월 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월요일입니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옵니다.
또 하늘은 얼마나 맑고 푸르게요.
아름다운 가을날에 맞이하는 한주
맑고 밝고 행복한 마음으로 열어가시길 빕니다.
(음표) 신계행의 “가을 사랑”
(음표) 수연의 “높은 하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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