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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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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의 절규/ 이동순 /230902

서까래 2023. 9. 4. 09:35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함부로 강제이주 되어 끌려와 살던

남의 나라 낯선 땅이지만

, 거기로 돌아가려네

 

이런 수모와 멸시 당하면서

, 더 이상 여기 있고싶지 않네

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강토가

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

 

해방조국은 허울 뿐

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

언제나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나라

, 더 이상 견딜 수 없네

 

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

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

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

 

이 시는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문학적으로 조명한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집필했던 시인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육군사관학교의 교내 흉상 철거 및 이전 논란을 지켜보는

홍범도 장군의 시선에서 그린 새로운 시라고 합니다.

 

시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자리한 홍범도 장군 묘소 바로 위에

친일반민족행위 논란이 있는 백선엽 장군의 묘소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해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저 씁쓸합니다.

이 시가 어찌 홍범도 장군만의 절규겠습니까?

온 국민이 좌절하고 절규하고 있는 것을요.

 

닭모가지를 비뜰어도 시간은 가고,

거꾸로 매달려 있어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지만,

세월따라 앞으로 나아가야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으니 이를 어쩐답니까?

개탄스러운 일이지요.

세상 일이란 게 참 희안하긴 합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세상사,

비록 절망스럽더라도

쥐구멍만한 희망이라도 붙들고

오늘도 화이팅하시게요.

 

9월의 첫주말,

즐겁고 알차게 보내시길...

 

(음표)윤선애의 "솔베이지의 노래"번안곡

https://youtu.be/BzmjNvvW4rw?si=JkMZKvrQvtJPODdc

 

(음표)조용필의 "창밖의 여자"

https://youtu.be/CGcwEB5Z-Kw?si=tlEfPDnex4ziAvZ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