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
그는 온갖 화려한 것을 다 거두어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하늘은 더 아름다워 보이고
대기는 한층 밝아 보입니다.
한 금 한 금 넘어가는 황혼의 햇살은
어쩌면 저렇게 진주 빛을 했습니까
가을 하늘은 밝은 호수
여기다 낯을 씻고 이제사 정신이 났습니다
은하와 북두칠성이 맑게 보입니다.
비인 들을 달리는 바람소리가
왜 저처럼 요란합니까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닐까요.
- 노천명
우리의 가을은 갔습니다.
11월이 갑니다.
12월에게 겨울로 가는 바통을 넘기고 가을을 거두어 갑니다.
가을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어쩌면 가을의 숙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가을은 가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백설의 계절 겨울이 옵니다.
아니, 이미 겨울이 왔습니다.
가을이 아름답다지만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겨울은 또 얼마나 환상적입니까?
돌고 도는 게 계절이라지만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고
보내며 아쉽지 않은 계절도 없지요.
단지 가을이 더 아쉬운 건
가을이 왔다 싶었는데
문틈으로 백마가 지나가는 것을 보는 것 마냥
그냥 휙~하고 찰라 처럼 지나가 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겨울이라지만 도심의 곳곳에는
아직 가을을 붙들고 있는 풍경들도 있습니다.
가을은 갔지만은 아직 가을을 보내지 않았다는 듯이요.
가을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에
며칠 전 점심산책 시간에 담아본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과
주변의 만추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가는 11월 배웅 잘 하시고
오는 12월 반갑게 맞이하시게요.
알차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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