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장마비가 내리는 일요일 아침에 병풍산 산행길에 나섰다.
가까이 있어 언제라도 부담없이 오르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집사람 모임 동생들과 같이 가기로 약속 했단다.
그런데 동상들이 산에는 안 오르고 임도를 따라 산책만 하겠단다.
그래서 만남재까지는 같이 가기로 하고, 대치재에서 만남재까지 임도를 따라 걸어가는데,
이슬비가 계속 부슬부슬 내린다.
산책로 주변에도 안개가 잔뜩 끼어,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만남재에서 커피 한잔씩 마시고 동생들 두명은 임도를 따라 삼인산쪽으로 임도로 가고,
우리 둘은 병풍산을 오를까 하다가, 비가와서 미끄러운데 야영장쪽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만남재까지 가는 비내리는 산책로에는 안개가 가득하다.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는 와중에도 비는 그칠줄을 모르고 내린다.
야영장 가까이에 있는 정자에서 김밥이나 먹고 올라올 요량이었는데,
얼래!!! 등산객 4명이 아예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으며 죽치고 앉아 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걸어내려가다 보니,
성암목장 초지였던 곳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호젓하니 산책로로 아주 그만이다.
이곳 골짜기에서 주변 병풍산과 삼인봉등을 바라보니,
안개낀 봉우리의 풍광이 가히 선경이라 할 만하다.
산책로가 이렇게 조성되어 있다
안개낀 병풍산
안개낀 옥녀봉
안개낀 삼인봉 정경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딸기도 따먹으며, 주변 경치에 취해 하염없이 걷다보니,
대방리 근처까지 와버렸는데, 대방제 근처에 삼인봉 방향으로 등산로가 나있어서,
오던길로 가느니, 삼인봉쪽으로 오르기로 하고 발길을 옮긴다.
산책로를 따라 길 한쪽으로는 편백이 우거져 있고
풍경과 새소리가 어우러져 한없이 걷고 싶은 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삼인봉 오르는 등산로가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거의 60도 수준인데다가 비가 와서 미끄럽기도 하고 젖어 있어 앉아 쉴곳도 없다.
평상시에도 올라갈 수는 있어도 내려갈 수는 없는 길이다.
까딱했으면 우리 각시 큰일 날뻔 했다.
비가내려 습도는 높은데다 바람 한점 불지 않으니 체력도 약한 사람이 탈진하는 줄 알았다.
홀아비 되기 싫어서라도 다시는 이 등산로는 이용하지 않으리라.
우여곡절 끝에 삼인봉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맞이해 준다.
제길 남풍이 부는데 반대편에서 올라오니 바람이 안 불 수 밖에...
이제 비도 그치고 삼인봉 옆 바위에 앉아 남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꿀맛같은 김밥을 나눠 먹고, 룰루랄-라하면서 산책로까지 하산하니,
여기서 부터 만남재까지 가는 산책로 주변이 아예 딸기밭이다.
딸기도 실컷 따먹으며 힘겹고도 즐거운 산행길은 막을 내렸다.
'햇살처럼 가족방 > 햇살이의 풍경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장산의 야생화 등/100703 (0) | 2010.07.06 |
---|---|
병장산 정상의 야생화/100703 (0) | 2010.07.06 |
삼인산 야생화 등/100627 (0) | 2010.06.27 |
삼인산의 돌양지꽃과 털중나리/100627 (0) | 2010.06.27 |
산수국과 백당나무 (0) | 2010.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