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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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곡성 옥과의 설산과 괘일산, 성륜사 /120623

서까래 2012. 6. 24. 09:32

 

아내없이 맞이하는 첫번째 주말이 시작됐다.

둘째와 함께 떠난 40일간의 유럽 베낭여행,

무탈하고 즐겁게 잘 지내고 올 것이다.

알면서도, 또 지네가 즐겁고 행복하면

그것이 나의 행복임을 알면서도 심통이 난다.

 

 

나는 어떡하라고!!!!!!!!

고등학교 다니는 막둥이만 남겨놓고....................

막내는 열시반경에 들어가고 나는 더 늦는 날이 많다보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케로(고양이) 신세가 말씀이 아니다.

저녁에 들어가면 한참 동안을 따라다니며  낑낑거리며 비벼대고 난리 부르스를 한다.

혹시라도 아침에 밥주는 걸 잊어먹기라도 한다면 종일 쫄쫄 굶을 것이다.

그렇다는 얘기고,

이 야속한 각시야! 

 느그 서방님 잘 하고 있을테니 걱정일랑 붙들어 매고

딸내미와 재미있게 구경 잘하고

둘 다 건강하게만 돌아오너라!

 

 

일요일은 비가 온다니 토요일은 산행을 하고 일요일은 출근을 해야겠는데,

아침까지 어디로 가야할지를 정하지 못했다.

그냥 병풍산에 산수국이나 보러가자니,

그것도 그렇고 혼자서 비싼 기름 때가며 너무 멀리 가기도 그렇고,

가까이 있는 산들은 너무 자주가서 오늘은 마음이 내키지 않고,

그러다가 문득 작년인가 재작년에 아내와 올랐던 곡성 옥과의 설산이 떠 올랐다.

설산에 올라 설산을 마주하고 있는 사자를 닮은 아름다운 암봉인 괘일봉을 향해 가다가

시간도 늦고 등산로도 애매해서 되돌아왔는데,

괘일봉의 형상이 뇌리에 남아있었던 것이다.

40여키로의 거리이니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 적당하다.

 

 

 

 

미리 계획했더라면 산행지도와 코스라도 제대로 알아올 걸,

입구에 안내지도가 있겠지하고 갔는데,

 지도는 알아볼 수 없고, 등산로를 따라 올랐다.

설산까지는 무사 통과인데 괘일봉 방향으로 가다보면 안내판이 헷갈린다.

산행은 즐거웠지만 힘겨웠고 산행안내 표지의 무성의함에 혼란스러웠다.

입구에 있는 알아볼 수 없이 훼손된 안내지도와 잘못 표시되고 헷갈리는 표지판

설산정상쯤에 약도라도 하나있다면 산객들에게 도움이 되련만...

 

어찌됐건 어려운 코스를 중복해서 오르내리느라 힘겹기는 했지만,

괘일봉은 아름다웠고, 산행은 충분한 보상이 될만큼 즐거웠다.

어쩌면 길도 잘 모르면서 온 김에 하나도 안 빠뜨리고

모두 들려 보고 가려는 욕심때문에 다리만 고생을 했다.

 

산행코스 : 성륜사 입구-설산정상-성금샘터-임도-괘일산(비탈길로 오르고 능선길로 하산)-

설산정상-성금샘터-수도암-설산정상-성륜사(옥과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