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여든 한번째 생신날, 새벽같이 일어나 아들을 깨워 대전 현충원으로 향한다.
아버님께 올리는 마지막 생신상을 간소하게 차려 올리고,
어머님을 모시고 고향집에 갔더니 이번 폭우에 헛간채 기둥을 받치고 있던
돌담이 무너져 내려 기둥 하나가 허공에 떠있고 지붕이 기울어져 있다.
차량용 잭으로 들어 올린 후 기둥을 받쳐 무너지지 않도록 임시조치를 하고,
저녁을 먹고 가라는 어머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집으로 향한다.
일요일날 출근하려면 일주일동안 밀린 빨래며, 집안청소도 해야 한다.
홀아비 생활도 이제 3주째에 접어드는데, 7월말까지는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한다.
정리를 대충마치고 여섯시가 넘은 시각에 비아에 있는 텃밭으로 향한다.
매헌공방의 빈터를 매헌선생께서 제공해준 손바닥만 한 텃밭이지만 상추며 고추, 오이, 가지, 피망, 토마토,
방울토마토, 들깨, 케일, 쑥갓, 치커리, 곰보배추까지 종류도 많은데, 곰보배추는 씨앗이 불량인지 돋지를 않았다.
대충 상추와 고추, 치커리 깻잎에다 오이도 하나 따서 대충 챙기고 근처에 있는 신아저수지로 향한다.
시간이 나면 산책 겸 비아 주변을 두어시간 빙 둘러보려했건만
7시가 훌쩍 지난시각이라 저수지의 연꽃이나 구경하고 돌아가자는 심산이다.
저수지 입구이 있는 밭에선 도라지 꽃이 삼색으로 피었다.
신아저수지는 온통 연으로 덮여있고, 월척을 꿈꾸는 강태공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연꽃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올라와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다.
저수지 주변을 배회하며 연꽃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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