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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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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처럼 흐르는 길이라면 /170316

서까래 2017. 3. 16. 16:22

강물처럼 흐르는 길이라면

 

세월이

강물처럼 흐르는 길이라면

천천히 가고 싶습니다.

 

빨리 흐르느라고

미처 못다 한 풀잎과도

짙은 이야기 나누며

 

별들에게도 화답하며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천천히 가고 싶습니다.

 

무작정 빨리만 가면은

뭐라도 잡을 것 같기에 열심히

앞으로만 흐르기만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다로 간 벗들은

증발되어 소금으로 변할 뿐,

 

앞만 보고 흐르는 것이야말로

지독한 슬픔이란 겁니다.

 

살아온 물길이 너무나

아쉬워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물이라서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흐르고 싶습니다.

 

- 좋은 생각 중에서 -

 

한번 가면 되돌아 올 수 없는 인생길,

그래서 명기 황진이가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더냐?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하리.

 

 

이렇게 노래한 그녀도

천하의 풍류객들과 명산대첩을 벗 삼아 즐기다가 세상을 떠나니

미련없이 살았으니 무슨 미련이야 있었겠냐마는

어쨌건 인생무상이라...

 

황진이 사후 임제가 평안도사가 되어 부임하는 길에

그녀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며 함께할 수 없는 애틋한 마음을 이렇게 노래했다지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웠난다

홍안을 어듸 두고 백골만 무쳤나니

잔 잡아 권하리 업스니 그를 슬허하노라

 

옛 선인들의 풍류가 부럽기도 하지만 마음 뿐이고

그저 목월시인의 시처럼 구름에 달 가듯이...

아니면 물 흐르듯이 살다가 갈 수 있다면

그 또한 한판의 인생 아니겠는가?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인생이라는 걸 내 모르랴마는....

 

잘 아는 목월 시인의 시나 다시 한번 감상해보자.

 

- 나그네/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도도히 때로는 고요히 흐르는 강물처럼

여유롭고 거침없는 하루되시길....

 

최희준의 하숙생

https://youtu.be/WktYRl9WpSY

 

김상범의 오뚜기 인생

https://youtu.be/q0HnoIKF-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