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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조들의 여름나기 피서법 ◈/170810

서까래 2017. 8. 10. 12:33

선조들의 여름나기 피서법

 

바람 빗질이라고 해서 숲 속 바위에서

긴 머리를 풀어 헤치고 바람을 맞기도 하고,.

집안에 미니 산수분경을 만들어 그 경치를 감상하면서 더위를 내리는가 하면

탁족이라고 하여 차가운 계곡에 발을 담가 더위를 식히는 선조들의 피서법을 소개한다.

 

저마다 양반들의 피서법에는

고상한 이름들이 붙어있어 생소하고 재미있다.

양반들의 피서법은 체면과 예법을 중시해서 신체 일부만을 드러낸다면

서민들의 피서법은 냇가에서 고기잡이와 물장구도 치는 천렵이 있고

폭포수에 온몸을 맞아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신분에 따라 피서법도 다르지만 저마다

재미있는 고유의 이름을 붙여 더위를 즐기며

이겨낸 선조들의 지혜들을 엿볼 수 있었다.

또 그 옛날에 오늘날과 같은 냉동고 역할을 하는

석빙고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어떤 방법으로 더위를 쫓았을까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쓴

다산시문집에 보면 8가지 피서법이 나온다.

 

깨끗한 대자리에서 바둑두기

소나무 단()에서 활쏘기

빈 누각에서 투호놀이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뛰기

서쪽 연못에서 연꽃 구경

동쪽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오는 날 시 짓기

달 밝은 밤 발 씻기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 추천법인 탁족탁영탁족(濯纓濯足)’이란

고사성어에서 나온 말로,

갓끈과 발을 물에 담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겠다는 인격 수양의 의미도 있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 선비가 바람에 머리카락을 말리는 모습을 그린 조선 중기의 화가 이경윤의 고사탁족도가 바로 탁족화이다.

탁족이란 말에는 군자는 벼슬의 진퇴를 신중하게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깊은 산 속에서 그곳(?)을 드러내고 볕을 쬐는 풍즐거풍(風櫛擧風)’은 과학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선비들의 피서법이었다.

이인상, 윤두서 등 조선 후기의 이름난 문인화가들이 즐겨 그린 송하관폭도에는 폭포수 아래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선비의 모습이 잘 묘사돼 있다.

 

요즘처럼 바람 한 점 없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칠 때,

옛 사람들은 바람 잘 통하는 뜰이나 마당에 두어 자 쯤 높이의 평상을 내어다 댓자리나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했다.

지체 높은 선비들은 사랑방에서 체온이 뜨거운 마나님 대신 대줄기를 엮어 긴 원통형으로 짜 만든 죽부인을 껴안고 잤는데,

허전함을 덜 뿐 아니라 대나무의 서늘한 기운과 통풍이 잘돼 쉽게 잠에 빠지곤 했다.

 

몸을 움직이는 산수유람이 힘들다면 물소리 들리는 창가에 누워 선인들이 남겨놓은 산수기(山水記)와 산수화(山水畵)를 보면서 더위를 식히는 와유산수(臥遊山水 누워서 산수를 유람한다)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모셔온 글

 

무엇을 하던 인생에 있어서 타이밍이 중요한 건데,

더위가 한물가고 있는 판국에 선조들의 피서법을 소개하는 우매함을 어찌 하오리까?

 

하지만 아직 무더위의 횡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계곡을 찾아 탁족도 하고,

깊은 산속을 찾아 풍즐거풍을 즐기는 것도 가히 나쁘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물론 알아서 잘들 하시겠지만

한 기지 유의할 점은 풍즐거풍을 즐기다가 거시기를 모기에 물려 후유증(?)에 시달린 선조들의 수가 8,659명에 이른다고 하니,

항상 거시기를 깨끗이 하고 주의를 잘 살펴가며 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팬션을 지어놓고 단체로 편하게 풍즐거풍을 즐기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이번 사건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좋은 것은 은밀히 하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설하고 타이밍을 놓친 사례를 하나 소개하지요.

더위가 한풀 꺽였다지만 그리 쉽게 물러갈 놈이 아니지요.

마지막까지 여름나기 건강하게 잘 하시자구요^^

영국의 에드워드 7세는 식사 예절에 엄격한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왕자들은 식사 시간을 무서워하곤 하였습니다.

 

어느 날 아침, 식사하던 한 왕자가 갑자기 말을 더듬거리며

에드워드 7세에게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왕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습니다.

"식사 중에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왕자는 놀라서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식사 후, 에드워드 7세는 왕자를 불러서 물었습니다.

"그래, 아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느냐?"

 

그러자 왕자가 왕에게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어요."

"늦어? 무슨 일이었는데 그러느냐?"

"그때 할아버지 음식에 벌레가 들어갔었어요.“

 

이장휘의 불꺼진 창

https://youtu.be/RqZ1a9-B_dI

 

송창식의 고래사냥

https://youtu.be/LBMJkkht5d0